“수사기관은 문자로 공문 안보내”… 40대 의사, ‘검사 사칭’에 40억 날려

기관 사칭 보이스피싱 1년새 35→61％ 급증
경찰 “수사기관은 스마트폰으로 공문서 안보내”

▲ 대표적인 미끼 문자 내용.경찰청 제공

40대 의사가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에 속아 40억원을 날렸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5일 검찰이나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다’며 접근하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최근 크게 늘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발생한 전화금융사기 피해 7363건 중 기관 사칭 사례는 4515건으로 전체의 61.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만707건 중 기관 사칭이 30787건으로 35.4%에 불과했다.

경찰에 따르면 40대 의사 A씨는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사라고 속인 전화금융사기범에 속아 거액을 송두리채 날렸다.

사기범은 다짜고짜 A씨 계좌가 범죄수익 자금세탁에 쓰였다며 구속영장을 메신저로 보내주는 치밀함을 보였다.

수사에 협조하면 약식 조사만 한다는 말에 A씨는 의심 없이 메신저로 전달된 링크를 눌러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했다.

A씨는 예금과 보험, 주식은 물론 은행 대출까지 받아 마련한 40억원을 일당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일당은 경찰 수사로 붙잡혔다. 그러나 A씨의 40억원은 이미 해외로 빼돌려 찾을 길이 없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수사기관은 영장이나 공문서를 절대 문자로 보내지 않는다”며 “모든 전화나 문자는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