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원 수출통제 통한 무기화… 제 발등 찍나

이귀전 2023. 7. 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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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맞서 꺼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카드가 제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역시 산화갈륨을 이번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했다.

스트랜드 컨설트의 존 스트랜드는 갈륨·게르마늄은 희토류와 다르다면서 "석탄채굴 과정의 부산물 등 다른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면서 이번 조치로 가격이 오르겠지만 중국이 반도체 수입 제한으로 겪는 고통이 더 클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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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갈륨, 게르마늄 수출 통제… 점유율 하락, 디리스킹 역풍 직면할 수도
저순도 갈륨 가공 차지… 고순도 가공은 미국, 독일, 일본 생산 많아
“희토류와 달리 희소 자원 아니어서 다른 방식으로 얻을 수 있어”

중국이 미국 등 서방의 반도체 수출 제한에 맞서 꺼낸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카드가 제 발등을 찍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시장 점유율 하락과 각국의 중국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가속화 등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매년 60t의 갈륨을 생산하는 베이징지야반도체재료의 천펑 부사장은 “중국은 원료 갈륨 추출에 대해 준독점권을 갖고 있지만 희소 금속을 중간 또는 최종 제품으로 가공하는 데 있어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갈륨 재료는 정제돼 반절연 재료로 합성돼야 하지만 고순도 재료 생산과 안정성 측면에서 중국과 세계 선두 기업 사이에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지질 조사국에 따르면 현재 갈륨 금속의 전 세계 매장량은 약 27만9300t으로 중국은 이중 68%를 차지하고 있다. 또 중국은 전 세계 1차 저순도 갈륨 생산량의 98%를 차지한다. 전 세계 갈륨의 95% 이상을 생산 하지만 대부분이 저순도 갈륨이다. 첨담 기술에 사용되는 고순도의 갈륨은 미국, 독일, 일본 회사들이 더 많이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차세대 전력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산화갈륨을 지난해 수출통제 목록에 추가한 것 역시 자국 기업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 역시 산화갈륨을 이번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했다.

중국이 세계 갈륨 생산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매장량의 급격한 감소로 그러한 입지가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8월 허난 지질학 연구소 지질학자들은 중국어 학술지 ‘광물 탐사’에 게재한 논문에서 갈륨 채굴 비용의 상승과 매장량 고갈로 중국이 자체적으로 갈륨을 생산하는 대신에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들여온 갈륨을 재활용해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지질학자들은 그러한 일이 벌어지면 갈륨에 대한 중국의 막대한 자원 우위는 역전되고, 다른 나라들이 유리해지면서 중국 갈륨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갈륨 생산국이지만 갈륨 원료 제품을 많이 생산하고 고급 제품은 일본과 미국에 의존하기 때문에 여전히 갈륨 산업망의 맨 아래에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수출 통제로 각 국이 중국과의 공급망 분리 및 의존도 축소에 속도를 낼 수 있고, 중국 측 조치로 인한 금속 가격 상승 시 미국·캐나다·일본 등이 생산을 늘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싱가포르국립대 총자이안 교수는 “중국이 미국과 그 동맹을 상대로 벌이는 팃포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전략의 일환”이라면서 “초반에는 시장·기업에 충격이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적응할 것”이라고 봤다.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애나 애슈턴 등 연구진은 “수출 통제로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면서 이번 조처는 서방 제조업체가 중국을 떠날 새로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게다가 이번에 문제가 된 갈륨·게르마늄은 중국이 비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희소한 자원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왔다.

스트랜드 컨설트의 존 스트랜드는 갈륨·게르마늄은 희토류와 다르다면서 “석탄채굴 과정의 부산물 등 다른 방식으로 얻을 수 있다”면서 이번 조치로 가격이 오르겠지만 중국이 반도체 수입 제한으로 겪는 고통이 더 클 것으로 봤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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