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하나 던지고 흙 털고, 연습 투구하다 휘청…아찔했던 포항구장의 ‘우중 혈투’
지난 4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전 이승엽 두산 감독은 부상 방지에 대해서 강조했다.
이날 포항구장에는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고 포항구장과 돔구장인 고척돔을 제외한 다른 구장은 모두 우천으로 취소가 결정된 상황이었다.
이승엽 감독은 “날씨가 이렇고, 인조 잔디고 하니까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전 비가 잠시 그쳤다. 하지만 이미 많은 비가 내려 구장에는 물기가 흥건한 상태였다. “인조잔디라서 미끄러울텐데”라며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럼에도 야구장이 정비된 후에 경기는 정상대로 시작됐다.
하지만 비는 경기 시작 후에도 내리기 시작했다. 관중들은 우비를 입고 우산을 쓰고 경기를 지켜봤다. 계속해서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그대로 이어졌다.
비로 잔디와 마운드가 젖으면서 경기 중 선수들이 불편함을 드러내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특히 투수들은 투구를 하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삼성이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7회 양창섭이 등판했다. 최근 삼성 불펜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필승조가 나선 것이었다.
올시즌을 시작하면서 5선발 자리를 꿰찬 그였지만 선발로서는 4경기 무승3패 평균자책 12.12를 기록하며 부진했고 불펜으로 보직이 이동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불펜으로 7경기 평균자책 2.25로 팀의 필승조로 자리잡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흙이 비로 젖어 뭉친 상황이라 양창섭은 공을 하나 던진 뒤 마운드에서 내려와 스파이크에 뭉친 흙을 터는 동작을 계속 반복했다. 그는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2루타를 맞았고 양석환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한 점을 빼앗겼다. 강승호를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유도했지만 로하스를 상대하다 볼넷으로 내보내고 말았다. 결국 양창섭은 교체됐고 좌완 이승현이 마운드에 올라 동점을 허용했다.
두산 투수들도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7회말 등판한 두산 김명신은 주심에게 어필을 했고 부랴부랴 정비팀에서 마른 흙을 가지고 와 마운드에 뿌렸다. 8회 2사 2루에서 등판한 정철원은 연습 투구를 하다 마운드에서 넘어졌다. 거의 데굴데굴 구르는 수준으로 넘어진 정철원을 보고 깜짝 놀란 두산 트레이너가 마운드로 달려왔다. 정철원은 다시 일어나서 연습 투구를 마쳤다.
우중 혈투 속 경기는 두산의 승리였다. 연장 10회 삼성 오승환이 두산 김재환에게 투런포를 맞으면서 삼성은 포항 홈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경기 후 한 투수는 “마운드 플레이트가 새것이어서 미끄러운데 마운드 앞 흙도 젖어서 미끄러웠다”고 말했다. 다른 야수는 “고교야구를 하는 것 같았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포항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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