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 설계·시공 전 과정 부실...최고수위 제재 예고

박성환 기자 2023. 7. 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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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사고조사위원회 조사결과 발표
기둥 철근 누락·품질 기준 이하 콘크리트 사용
원희룡 "LH·GS건설 무거운 책임 각오해야"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외부. 기둥들만 남고 슬래브(바닥판)가 무너진 형태다. (사진=독자 제공)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인천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이 붕괴사고의 원인이 불법과 관리부실이 낳은 인재(人災)로 드러났다.

설계·감리·시공 등 부실로 인한 전단보강근(보강 철근) 미설치, 붕괴구간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 품질관리 미흡, 공사과정에서 추가되는 하중을 적게 고려한 것까지 더해지면서 사고로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인천 검단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지난 4월 29일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5일 발표했다.

지난 4월 29일 오후 11시30분께 인천 서구 검단 AA-13-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1·2층)의 지붕층 슬래브(970㎡)가 무너졌다. 다행히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사조위 조사결과에 따르면 설계·감리·시공 전 과정에서 슬래브 상부와 하부 철근을 연결하는 전단보강근이 빠진 사실이 확인됐다. 전단보강근은 뼈대를 이루는 주 철근은 아니지만, 슬래브에 들어가는 주 철근인 상부 철근과 하부 철근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보강 철근이다. 슬래브에 가해지는 압력을 버텨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붕괴가 발생한 지하주차장 슬래브 인근의 도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구조설계 상 모든 기둥(32곳)에 전단보강근이 필요하지만, 기둥 15곳에 전단보강근 미적용 기둥으로 표기했다. 또 철근작업상세도(Shop Drawing) 작성(시공사) 후 도면의 확인·승인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오류를 발견하지 못했다. 실제 시공 과정 전반을 확인하고, 붕괴위험 사전에 차단해야 할 감리자 역할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결국 기둥 32곳 중 붕괴된 위치 등 확인이 불가한 기둥을 제외하고 8곳에 대한 조사결과 4곳에서 설계와 다르게 전단보강근을 누락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콘크리트 품질도 기준에 못 미쳤다. 사고 구간 콘크리트 강도시험 결과 사고부위(A-3구간)에서 설계기준 강도(24㎫)의 85%(20.4M㎫)보다 낮게 측정(16.9㎫)됐다. 게다가 식재공사 과정에서 기존 설계값인 높이 1.1m보다 최대 2.1m까지 많은 토사가 적재됐다.

이와 함께 붕괴구간 인근 기둥 32곳 중 11곳은 전단강도가, 9곳은 휨강도가 각각 부족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중 7곳은 전단강도와 휨강도 모두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전단강도가 부족한 기둥 11곳에 전단보강근이 있을 경우 모두 전단강도가 확보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조위는 재발방지대책으로 ▲무량판 구조의 심의절차 강화 및 전문가 참여 확대 ▲레미콘 품질관리 및 현장 콘크리트 품질 개선 ▲검측절차 강화 및 관련 기준의 연계·보완을 제안했다. 홍건호 사조위원장은 "최종보고서는 조사결과 등을 정리·보완하여 7월 중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조사보고서가 향후 유사사고 재발방지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GS건설 CI.


인천 검단신도시 내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이 붕괴사고 원인이 총체적 부실이 낳은 인재로 드러나면서 시공사인 GS건설을 향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붕괴사고로 GS건설은 철퇴를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부가 이번 사고의 원인과 그 피해 규모를 고려해 시공사인 GS건설에 최고 수위 제재 규정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토부는 엄중한 처벌을 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사고 발생 3일 뒤 현장을 찾아 "안전을 중시해야 하는 대형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특히 어린이 놀이터가 들어서려던 위치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해 아찔한 생각마저 든다"며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과 정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이어 "발주처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은 무거운 책임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이번 조사를 통해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만큼 최고 건설업 등록말소 처분까지도 내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1월 발생한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 당시 국토부는 서울시에 현행법상 최고 수위인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을 요청한 바 있다.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르면 부실시공 업체는 건설업 등록말소나 1년 이내의 영업정지 처분을 하도록 명시돼 있다.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정지 전 체결한 도급계약이나 인허가를 받은 공사는 기존대로 시공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말소 처분이 내려지면 기업 수주 실적 등 모든 기록이 삭제돼 사실상 퇴출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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