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만마의 부담감, 그리고 돌아온 구자욱의 심경 “같이 힘들었으면 더 좋았겠다”

김하진 기자 2023. 7. 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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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욱이 지난 4일 포항 두산전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포항 | 김하진 기자



지난 4일 포항구장에는 삼성에게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다.

바로 중심 타자 구자욱(30·삼성)이 돌아온 것이다. 구자욱은 지난달 3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타구를 잡으러 달려가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위에 통증을 느껴 쓰러졌다. 들것에 실려 나간 구자욱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구자욱의 공백과 함께 하락세를 탔고 지난달 22일 키움에 패하면서 10위로 내려앉았다.

구자욱은 당분간 대타로 출전하면서 감각을 익힌 뒤 지명타자로 나가다가 다음주에는 온전히 수비까지 소화할 예정이다.

이날 두산과의 경기 전 구자욱은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30일 동안 자리를 비우는 동안 구자욱은 팀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구자욱은 “속상했다. 팀에 정말 죄송했고 같이 힘들었으면 더 좋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보는 내내 좀 더 간절함 마음으로 봤다.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 팀이 다 잘 안 풀리다보니까 박진만 감독님에게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며 심경을 털어놨다.

야속하게도 우천 취소도 잘 되지 않았다. 이날 비가 내리는 포항구장을 바라보던 구자욱은 “경기가 취소도 진짜 잘 안 되더라. 한 경기라도 더 뛰고 싶은 마음이 커서 취소되기를 많이 기도했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행히 전반기를 마치기 전에 돌아왔지만 구자욱에게는 적지 않게 부담감이 느껴질 상황이다. 하지만 구자욱은 그 부담감을 당연히 짊어지려고 한다. 그는 “나에게도 어느 정도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플레이를 해서 보답을 해야한다. 빠져있었던 만큼 더 많이 안타 치고 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레이를 많이 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재활 기간 동안 마냥 쉰 게 아니다. 구자욱은 “다리가 다쳐서 내려갔지만 기계로 계속 빠른 공을 보려고 했다. 최대한 욕심부리지 않고 정교한 타격을 해야할 것 같다. 팀이 중요한 상황에 나갈 거라고 예상을 하고 빠른 공에 빨리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상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던 구자욱은 오랜만에 대타로 경기 후반 대기를 한다. 타석에 나서기 전까지 팀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그는 “어린 선수들과 형들 사이 중간에 내가 있다. 내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후배들도 잘해주고 있어서 미안했다. 너무 잘해주고 있는데 성적은 안 나고 욕은 욕대로 먹는 것 같아서 미안했다. 후배들도 잘 이끌고 내가 맡아야될 역할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구자욱은 이날 3-3으로 맞선 9회말 1사 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다.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린 구자욱은 간절한 마음에 1루를 지나치며 두 팔을 벌려 세이프를 주장하기도 했다. 야속하게도 삼성은 연장 10회 접전 끝에 3-5로 패배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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