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축구 최연소 대표 ‘16살’ 케이시 유진 페어는 누구
케이시 유진 페어(PDA)가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콜린 벨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페어는 대표팀 역대 최연소이자 여자 월드컵 최종명단에 든 첫 혼혈 선수가 됐다.
페어는 5일 명단 발표 후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취재진과 만나 “측면에서 1대1 공격 등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 중 팀에 기여할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에 도움이 되는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든 잘 수행해보겠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미국인 아버지가 한국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던 중 한국인 어머니를 만나 결혼해 페어가 태어났다. 페어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 랭킹 1위인 미국에서도 주목하는 기대주다. 미국의 축구 클럽 플레이어스 디벨롭 아카데미(PDA)에서 활동 중이고, 지난해 미국 15세 이하(U-15) 대표팀 소집 훈련 명단에 포함되기도 했다. 복수 국적자로 아직 어떤 성인 대표팀 소속으로도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 출전한 적이 없어 한국 대표팀으로 뛰는데 문제는 없다. 지난해 4월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16세 이하(U-16) 대표팀에서 뛰면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 1차 예선에 출전하기도 했다. 페어는 2경기에 출전해 5골을 넣었다.
페어는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와 인터뷰에서 “목표는 언젠가 대한민국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가 돼 동료들과 FIFA 여자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당시의 바람대로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에 도전하게 됐다.
페어는 벨 감독의 지옥 체력 훈련을 통과했다. 세계 최고 공격수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을 롤모델로 하는 최전방 공격수인 페어에 대해 벨 감독은 “피지컬이 좋고 양발을 사용한 마무리 능력도 뛰어나다. 학습 능력도 좋다. 한국에서 잘 적응하면서 이 명단에 들 자격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벨 감독은 ‘아직 어린’ 페어의 ‘보호자’ 역할도 자처한다. 페어가 지난 6월초 혼혈선수로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훈련에 처음 합류해 화제가 됐음에도 미디어 노출이 적었던 이유다. 페어를 의도적으로 미디어와 거리를 두게 했다는 벨 감독은 “본인이 가진 능력을 보여주는 데 집중할 환경을 확보해주기 위해서였다”며 “잠재성이 꽃피울 수 있도록 지도자로서 보호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벨 감독은 페어가 많은 취재진 앞에 섰을 때도 이례적으로 함께해 지원군이 됐다.
벨 감독은 ‘페어가 실제 월드컵에서 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냐’는 질문에 “(페어는) 월드컵에 승객으로 가는 게 아니다. 명단에 든 소중한 한 명의 선수”라며 “페어와 천가람(화천 KSPO·2002년생), 배예빈(위덕대·2004년생) 등 어린 선수들이 경쟁을 불러오길 기대하고 그렇게 해주고 있다”고 기대했다.
파주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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