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현피'…저커버그, 트위터 대항마 '스레드'로 머스크에 강펀치 날릴까
머스크 트위터 인수 후 광고 수익↓…게시물 열람 제한에 이용자 불만 최고조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페이스북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상대로 '현피'(온라인에서 벗어나 현실 싸움을 벌인다는 은어)를 신청한 가운데 진정한 승부는 링 밖에서 판가름 날 듯하다. 저커버그가 트위터 대항마로 새로운 소셜미디어를 선보이면서다.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이용자들이 대거 이탈하고 광고 수입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저커버그의 신규 소셜미디어 출시가 머스크에게 얼마나 큰 타격을 줄지 이목이 집중된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오는 6일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를 출시한다. 스레드는 초기 트위터처럼 글자수를 500자 내외로 제한할 예정이다. 스레드는 지난 1월부터 다분히 트위터를 겨냥해 개발됐다. 저커버그의 최측근인 크리스 콕스 메타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지난달 직원 모임에서 스레드를 두고 "트위터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라고 규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레드 출시는 트위터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의 사진 기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 계정과 연동해 사용할 수 있어서다. 소셜미디어 컨설팅업체 배튼홀의 드류 밴비 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인스타그램은 이용자수가 20억명으로 트위터(2억5000만명)에 비해 이미 10배나 많다"며 "인스타그램 이용자 10명 중 1명만 스레드를 사용해도 눈 깜짝할 사이에 트위터를 추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저커버그는 그간 탁월한 실력으로 경쟁업체를 성공적으로 모방해 왔다. 24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게시물이 사라지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 기능은 이미 오래전부터 원조 스냅챗을 앞질렀다. 30초 내외 짧은 동영상이 올라오는 '릴스'는 틱톡 못지 않은 시청률을 자랑한다. 미국 경제매체 인사이더는 저커버그가 상이한 플랫폼에서 참신한 콘셉들을 찾아내 메타의 소셜미디어에 통합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트위터는 지난해 10월 머스크가 440억달러(약 57조원)을 들여 인수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가 입수한 내부자료에 따르면 올해 4월1일부터 5주간 트위터 광고 수입은 8800만달러(약 11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59% 급감했다.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검열 정책을 폐기한 뒤 각종 혐오 표현과 거짓 정보, 음란물 등이 범람하자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한 대형 광고주들이 잇달아 이탈했기 때문이다.
트위터 이용률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성인 이용자 10명 중 6명은 머스크 인수 이후 트위터 이용을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위터를 많이 사용하는 이른바 '헤비 유저'들이 올리는 월 평균 트위터 게시물수도 25% 감소했다. 시장분석 업체 인사이더인텔리전스는 트위터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가 지난해 3억6840만명으로 정점을 찍고 2년 연속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급기야 지난 1일 하루에 열람 가능한 트위터 게시물 개수를 제한하는 정책이 시행되자 이용자들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했다. 유료 이용자는 하루 1만개, 무료 이용자는 1000개의 게시물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존 위베이 노스이스턴대 미디어 교수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 많은 이들이 윤리적인 이유로 트위터를 그만두고 싶어했지만 이제는 기술적인 이유까지 더해졌다"며 이용자 이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스레드 출시를 바라보는 머스크의 심기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머스크가 저커버그와 소셜미디어에서 설전을 주고 받다가 현실 싸움을 벌이게 된 것도 스레드 때문이다. 지난달 한 트위터 이용자가 메타의 스레드 출시 소식을 머스크에게 보내며 "스레드가 정말 트위터의 라이벌이 될 수 있느냐"고 묻자 머스크는 "전 지구가 저커버그의 손아귀에 놓일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에 다른 이용자가 "그(저커버그)는 주짓수를 한다고 들었다.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라고 하자 머스크는 "난 철창 싸움(cage fight)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고, 저커버그는 실제 싸울 장소를 정해달라며 "위치를 보내달라"고 응수했다. 이후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주짓수 특훈을 하는 사진을 올리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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