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낙관론 빠르게 무너질 수도"...잇따르는 과열 경계론
메인스트리트 리서치 "곧 급락장 재개될 가능성도"
매켄지 인베스트먼츠, 주식보다 채권 쪽에 관심 권고
미국 증시의 과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미국 뉴욕증시의 S&P 500지수가 1948년 이래 가장 긴 약세장에서 탈출했지만, 이를 견인한 가시적인 상승은 오랫동안 지속하지 않을 수 있다고 UBS가 전망했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인 UBS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낸 분석 보고서를 통해 뉴욕증시가 올해 하반기에 몇몇 리스크에 직면해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4일 보도했다.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인 솔리타 마르첼리와 마크 해펠레 주도로 낸 보고서는 "세계와 미국 주식 모두 지난해 10월 저점보다 20% 이상 상승했고 하반기 전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어, 투자자들로서는 올해 남은 기간 더 신통치 않은 성과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 인공지능(AI)에 대한 큰 관심과 함께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잘 잡아 경제 연착륙으로 잘 이끌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희망으로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또 최근 경제 데이터는 10번의 연속적인 금리 인상에도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UBS는 성장이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과 어긋나는 주식 가격 책정이 가능할지라도,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들이 남아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지속적인 근원 인플레이션의 리스크는 미국 금리가 더 오를 수 있고 그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투자자들의 희망과 달리 연준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수 있다고 적었다.
또 "게다가 더 높은 금리에 대한 두려움, 약간의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 또는 시장 분위기의 변화 같은 것들이 미국의 성장 탄력성과 그 기반에 대한 낙관론을 빠르게 무너뜨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산관리 회사 메인 스트리트 리서치의 창업자 겸 CIO인 제임스 데머트도 조만간 급격한 하락장이 다시 펼쳐질 수 있다며 이런 부정적인 견해에 함께 했다.
데머트 CIO는 보고서에 "S&P 500이 지난해 10월 저점에서 20% 이상 상승했지만 약세장이 아직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2000년과 2008년의 약세장에서도 둘 다 20%를 초과하는 랠리를 보였는데, 이러한 랠리 이후 추가 하락을 경험했기 때문에 약세장의 끝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예상치 않은 상승에 환호하기도 했지만, 뉴욕증시는 지난해에는 실제로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악을 경험한 바 있다.
주요 3개 지수 모두 폭락한 가운데 다우지수는 8.8% 하락해 비교적 선방한 편이었고, S&P 500 지수는 19.4%, 나스닥 지수는 33.1% 각각 폭락했다.
뉴욕 증시는 지금까지 S&P 500지수가 연초 대비 16% 이상 상승하는 등 올해 랠리를 펼쳤고, 아직은 경직성을 보이는 인플레이션, 금리 상승, 다가오는 경기 침체 위협에도 그 여세를 몰아갈 분위기다.
캐나다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매켄지 인베스트먼트(Mackenzie Investments)도 주식에 대해 덜 낙관적으로 되고 있으며 이제 채권 투자가 더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 회사의 주식 담당 CIO인 레슬리 마크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중앙은행들의 대출금리 연쇄 인상이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결국 투자자들을 더욱 수세적인 자세로 몰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을 확률은 60%로 집계됐다.
마크스는 "올해 남은 기간 데이터가 계속 나오면서 사람들은 경제가 실제로 둔화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라며 채권 투자에 힘을 실었다.
이런 매켄지의 전망은 현재의 증시 랠리가 경제 현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경계심을 강화하는 글로벌 펀드 매니저들의 의견을 반영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진단했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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