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표적 항암제 한계 넘을 ‘플랫폼 기술’ 나왔다

최정석 기자 2023. 7.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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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표적 항암제로 치료할 수 없었던 암까지 치료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성과는 2019년 처음 논문에 보고된 리소좀-오토파지 활용 에텍 기술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국내에서 처음 소개하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본 플랫폼을 통해 신규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질병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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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화학연 책임연구원팀 성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내놓은 항암제 개발 플랫폼 '에텍'이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한 그림. /한국화학연구원 제공

기존 표적 항암제로 치료할 수 없었던 암까지 치료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김성환 책임연구원팀이 2020년부터 연구를 시작한 끝에 새로운 ‘에텍(ATTEC)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몸속에서 쓸모없어진 단백질을 분해하는 ‘리소좀-오토파지’시스템을 활용해 항암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리소좀-오토파지 시스템은 쓸모없거나 손상된 단백질이 생기면 그 주위를 동그랗게 싸는 막이 생긴 다음 리소좀이라는 단백질이 막 안으로 들어와 손상된 단백질을 분해하는 식으로 작동한다.

기존 에텍 기술을 활용해 만든 항암 치료제는 몸속에 들어가도 간에서 대부분 분해된다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임상에서 에텍 기술을 쓰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반면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에텍 기술로 만든 항암 치료제는 몸속에 훨씬 오래 살아남는다는 게 확인됐다. 기존 기술로 만든 약물은 3.81%만이 몸속에 남은 반면 연구팀 기술로 만든 약물은 90%가 분해되지 않고 몸속에 남아있었다.

새로 개발한 에텍 기술은 플랫폼 형태로 활용 가능하다. 에텍 플랫폼은 질병 유발 단백질에 약물이 결합하는 ‘워헤드’, 단백질 분해 유도 막의 안쪽 단백질에 결합하는 부분인 ‘LC3 바인더’, 그리고 이 둘을 연결하는 ‘링커’ 등 세 가지 부분으로 구성돼있다.

몸속에 에텍 플랫폼 기술로 만든 치료제가 들어가면 우선 질병 단백질과 약의 워헤드 부분이 결합한다. 이후 분해 유도 막을 구성하는 LC3 단백질과 LC3 바인더가 결합해 치료 물질을 질병 단백질 안으로 넣어준다. 이렇게 하면 질병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병이 낫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에텍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질병 종류에 따라 워헤드 부분만 바꿔서 합성하는 식으로 다양한 질병에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현재 에텍 플랫폼을 활용해 전립선암 치료제 유효물질을 도출해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성과는 2019년 처음 논문에 보고된 리소좀-오토파지 활용 에텍 기술의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파악하여 국내에서 처음 소개하는 연구결과”라며 “향후 본 플랫폼을 통해 신규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질병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기술 성숙도를 높여 5년 이내에 에텍 플랫폼으로 만든 신약후보물질을 임상에 진입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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