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SSUE] '호위무사' 자청한 벨 감독...'2007년생' 혼혈 신예와 함께 등장

김대식 기자 2023. 7. 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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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김대식 기자(파주)]  케이시 유진 페어를 애정하는 콜린 벨 감독의 모습이 빛났던 파주 NFC 현장이었다.

벨 감독은 5일 오전 9시 파주 NFC 대강당에서 오는 20일 개막할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 참가할 최종명단 23인과 예비명단 2인을 발표했다.

최종명단 23명에는 골키퍼 김정미(인천현대제철), 윤영글(BK헤켄)을 비롯해 김혜리, 임선주, 장슬기, 최유리(이상 인천현대제철), 지소연, 추효주(이상 수원FC),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튼), 박은선(서울시청) 등 주축 멤버들이 모두 포함됐다. 여자대표팀 최초의 혼혈 선수로 발탁돼 주목받은 16살의 케이시 페어도 이름을 올렸다.

벨 감독은 최종명단 발표 전부터 이름값이 아닌 순수 실력에 따라 명단을 꾸리겠다는 의사를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벨 감독은 지난달 18일부터 31명을 소집해 월드컵 최종명단을 가리기 위한 지옥 훈련을 실시했고, 최종적으로는 케이시도 월드컵 최종명단에 발탁됐다.

케이시는 2007년 6월 29일생으로 갓 16살이 된 어린 선수다. 이번 명단에 포함된 케이시는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월드컵 출전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게 됐다. 기존 기록은 2003년 미국 월드컵에 참가했던 박은선이 가지고 있었다.

한국 여자축구 역사상 첫 혼혈 선수이기도 하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케이시는 미국 플레이어스 디벨로프 아카데미 출신이다. 171cm의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스트라이커다. 스피드가 빠르고, 돌파력이 있는 유형의 스타일이다. 케이시의 롤모델은 맨체스터 시티에서 활약 중인 엘링 홀란드다.

케이시가 주목을 받은 건 지난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 1차예선이다. 당시에 케이시는 2경기에서 5골을 몰아치는 괴물 같은 득점력을 선보이면서 유소년 레벨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했다. 벨 감독은 케이시를 과감하게 최종명단 후보군에 넣었고, 케이시는 공정한 경쟁 끝에 생애 첫 월드컵 출전 기회를 가져왔다.

벨 감독은 케이시를 향해 많은 관심이 쏟아질 것을 미리 예상하고, 선수 보호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케이시가 한국 대표팀에서 최대한 적응할 수 있도록 케이시의 어머니도 한국에서 머물고 있는 중이다.

 

그는 "케이시를 미디어로부터 거리를 두게 했다. 본인이 스스로 보여줄 수 있게 집중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혼혈이고, 최연소라서 주목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지도자로서 보호할 필요가 있었다. 케이시는 잘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벨 감독은 케이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그만큼 케이시가 대표팀에 좋은 영향을 불어넣어주기를 희망했다. 그는 "명단에 있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지 않게 팀에 바로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금은 실험을 하는 시기가 아니다. 본인 스스로 내 생각이 맞았다는 걸 보여줬다. 한 명의 승객으로 월드컵으로 가는 게 아니다. 케이시나 천가람 같은 어린 선수들이 베테랑과 경쟁을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케이시는 훈련에 들어가기 전 간단하게 대표팀 발탁 소감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인터뷰를 진행할 때는 혼자 나와서 인터뷰를 진행한다. 케이시 앞서 인터뷰를 진행한 대표팀 베테랑 김정미도 혼자 인터뷰했다.

그러나 케이시가 나오자 벨 감독은 동행을 자청했다. 16살의 어린 선수가 수많은 카메라와 기자들 앞에 서면 긴장할 수도 있고, 케이시는 미국에서 성장한 탓인지 아직까지는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해 벨 감독이 선수 보호를 위해 직접 나선 것이다. 벨 감독이 케이시를 얼마나 아끼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벨 감독의 특별 호위를 받은 케이시는 "기회를 받게 되어서 영광이다. 이 기회를 살려서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며 소감을 전한 뒤 "스피드와 강한 신체조건이 장점이다. 사이드 일대일 상황에서 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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