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모인 수산물 자체검사… 우리 스스로 괴담·불신 깬다”

박수진 기자 2023. 7. 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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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소요시간 1분 남았습니다 '적합'입니다."

이처럼 이곳 수산식품연구실에는 전국 수협 회원조합 91곳, 수협 마트, 수협 자회사가 의뢰하는 수산물이 방사능 검사를 위해 매일 택배로 배달된다.

이처럼 민간도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자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며 '제2의 수산물 소비 급감'을 막기 위한 '철벽 방어'에 나서고 있다.

수협의 수산물 방사능 정밀검사 실시 계획은 올해 500건으로 2020년 160건, 2021년 312건, 2022년 367건에 이어 횟수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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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오염처리수 ‘괴담’을 넘어라 - (3) 수협 수산식품연구실 르포
노량진수산시장 건물 6층에서
수협 연구진 매일 9시간 검사
올 500건 정밀검사 실시 계획
“자녀에게도 새우·꽃게 먹였다
자체 철벽검사로 신뢰 다질 것”
수협 차원 방사능 자체검사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6층에 위치한 수협중앙회 산하 ‘수산식품연구실’에서 한 연구원이 홍합살을 분쇄하는 전처리 과정(위쪽)을 거쳐, 감마핵종분광분석기로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아래쪽)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검사 소요시간 1분 남았습니다… ‘적합’입니다.”

4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6층 수협중앙회 산하 수산식품연구실에서 하얀 가운을 입은 장현옥 연구원이 초조하게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1.5t의 원통 방사능 분석 장비인 ‘감마핵종분광분석기’의 방사능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 납으로 이뤄진 차폐체 안에서 전자봉이 시료에 전기신호를 쏘며 방사능을 측정하는 동안, 모니터에는 실시간으로 남은 시각과 전기 신호가 표시됐다. 이번 검사 대상은 마산수협이 보내온 자숙 홍합살. 1만 초(3시간)가 걸리는 측정 뒤 모니터에 ‘적합’이라고 뜨자 장 연구원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장 연구원이 이날 조사한 수산물은 홍합뿐이 아니었다. 인천수협의 꽃게, 완도금일수협의 마른 다시마, 수협중앙회 판매사업부의 천일염을 차례차례 검사했고, 11개 방사성 핵종 함유 여부 조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이처럼 이곳 수산식품연구실에는 전국 수협 회원조합 91곳, 수협 마트, 수협 자회사가 의뢰하는 수산물이 방사능 검사를 위해 매일 택배로 배달된다. 정부의 방사능 검사뿐 아니라 수협 차원에서도 엄격한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 이를 위해 장 연구원은 매일 평균 3∼4번 수산물을 다지고 분쇄기에 넣어 잘게 간 뒤 1㎏을 플라스틱 원통에 넣고 ‘감마핵종분광분석기’에 돌린다. 관건은 요오드와 세슘 검출량인데, 100㏃(베크렐·방사능 단위) 이상이면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등에 통지하고 시료는 즉각 폐기되지만 아직까지 검출 사례는 없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고 있는 장 연구원은 “지난주에도 아이에게 새우, 꽃게, 고등어를 먹였다”면서 “안전하다고 말로만 외쳐봐야 소비자들이 믿지 못하는 만큼 촘촘하고 치밀한 검사를 통해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쌓으면 신뢰가 다져질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민간도 수협중앙회를 중심으로 자체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며 ‘제2의 수산물 소비 급감’을 막기 위한 ‘철벽 방어’에 나서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처리수 종합 보고서’ 공개로 오염처리수 방류가 임박해지자 국민 불안도가 높아지고 온갖 괴담이 퍼지면서 피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자체 검사를 통해 소비자가 안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생계를 위협할 정도의 수산물 판매 급감을 경험했던 아픈 기억 때문이기도 하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만난 상인 나모 씨는 “7월이 비수기여서 그렇지 않아도 보릿고개인데 정치권에서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어 손님이 더 떨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협은 자체 예산과 국비 등을 통해 2억∼3억 원대 방사능 검사 장비 3대를 마련, 일반 시민 이용률이 높은 노량진수산시장과 기업·학생 등의 단체급식 수요가 많은 인천가공물류센터, 군 장병 공급량이 많은 부산감천항물류센터에 설치해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수협의 수산물 방사능 정밀검사 실시 계획은 올해 500건으로 2020년 160건, 2021년 312건, 2022년 367건에 이어 횟수가 늘고 있다. 2014년 이후 올 5월까지 총 3401건의 검사가 이뤄졌고 이 가운데 100㏃ 이상 검출된 사례는 없다. 특히 방사능 분야 공인 시험검사기관 지정을 추진 중으로 8월부터 검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방사능 검사 외에도 수협중앙회 홈페이지에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오염처리수 관련 허위·과장 정보 신고를 받고 있고, 전국 17개 조합에서 꽃게, 가자미, 갑오징어 시식행사를 열며 소비 촉진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박수진·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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