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진료 줄줄이 폐업

2023. 7. 5. 11: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각종 감기를 달고 다니는 아이 때문에 비대면진료앱을 자주 이용했던 40대 여성 A씨.

하지만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나자 고사 위기를 호소한 업계의 아우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시행 전인 5월 대비 6월 닥터나우의 진료 요청 건수는 17.7% 급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썰즈·파닥·쓰리제이 등 사업 종료
재진의 경우만 허용·약 배달 금지
업체 “무늬만 시범사업” 불만 속출

“아이가 잔병이 많아서 유용하게 썼는데, 이젠 어떡하죠?”

각종 감기를 달고 다니는 아이 때문에 비대면진료앱을 자주 이용했던 40대 여성 A씨. 하지만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작되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재진(초진 금지), 약 배송 배달 금지 등으로 예전처럼 비대면진료를 활용할 수 없는 탓이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나자 고사 위기를 호소한 업계의 아우성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연이어 비대면업체들이 사업을 종료하고 있고,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도 사용 건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진에만 허용하고 약 배달을 금지하는 등 명목 상으로만 시범사업일 뿐 사실상 비대면사업 자체를 금지한 것과 다름 없다는 업계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시행 전인 5월 대비 6월 닥터나우의 진료 요청 건수는 17.7% 급감했다.

오는 8월 31일까지 계도기간이긴 하지만 시범사업에서도 초진, 약 배송 등은 엄연히 금지됐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환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의사들이 환자의 비대면진료서비스 요청을 거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등 소위 ‘오픈런’까지 벌어졌던 필수 진료 과목에서 진료 취소 비율이 높았다. 내과(41.1%), 소아과(40%), 산부인과(39.2%), 이비인후과(24.1%), 피부과(21%) 등으로 진료가 취소됐다.

전월에선 산부인과 20%를 비롯, 내과(19.9%), 피부과(16.7%), 이비인후과(16.0%), 소아청소년과(13.3%) 등이 모두 10%대였다. 한 달 사이 의사의 비대면진료 거부 비율이 급증했다는 의미다.

또다른 비대면진료업체 나만의닥터도 의사의 진료거부 비율이 한 달 사이 2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과별 취소 비율은 고혈압·고지혈증·당뇨(41%), 일반(40%), 소아(38%), 감기·호흡기(28%), 여성(22%) 등으로 집계됐다. 시범사업 이전인 5월보다 일반(22%), 소아(20%), 여성(18%), 고혈압·고지혈증·당뇨(18%), 감기·호흡기(10%) 취소 비율이 상승했다.

비대면진료 사업 자체를 중단한 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5월 비대면진료 및 약 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던 썰즈(남성 비대면진료)에 이어 파닥, 쓰리제이, 바로필 등도 연이어 사업을 종료했다.

현재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 상황인데, 업계에서는 초진 금지 및 약 배송 금지 등 시범사업 수준으로 입법이 이뤄질 경우 사업 중단이 줄을 이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비대면진료는 팬데믹 기간 동안엔 초진·약 배송 모두 허용하면서 국가 위기 극복에 적극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 5월 코로나19 비상사태 선언을 해제한 뒤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된 이후 사실상 비대면진료는 개점휴업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시범사업으로 비대면진료를 받으려면, 우선 무조건 병원을 방문해야만 이후 재진에서 비대면진료를 할 수 있고, 진료 후 약을 수령하려면 약국을 찾아야 한다. 비대면진료를 받기 위해 대면을 꼭 해야만 하는 상황인 셈이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시범사업 이후 진료 요청 건수가 약 18% 줄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배’ 이상 이용자 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법적으로 초진 및 약 배송 등이 금지된다면 업체 수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사라질 것”이라고 호소했다.

고재우 기자

ko@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