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너마저' 풀옵션 2000만원 육박…"경차가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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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 가격이 200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불황일 때 잘 팔리며 '국민차' 역할을 했던 경차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는 평이 나온다.
2000만원에 육박하는 경차 가격은 이제 예삿일이 됐다.
더욱이 옵션을 제외한 기본 트림 가격이 1000만원 이하인 경차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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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옵션 더하면 2000만원 육박
1000만원 경차 신차 사실상 없어
"종류 더 다양해져야" 지적
경차 가격이 2000만원을 바라보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불황일 때 잘 팔리며 '국민차' 역할을 했던 경차 가격이 너무 비싸졌다는 평이 나온다. 최근 경차에도 붙는 고급 사양이 가격 인상을 주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가 최근 출시한 연식 변경 모델 '더 뉴 모닝'의 최상위 등급 시그니처 트림의 풀옵션 가격은 1925만원으로 파악된다. 기본 가격 1655만원에 옵션인 스타일(85만원), 후륜 디스크 브레이크 및 16인치 전면 가공 휠(50만원), 드라이브와이즈 2(20만원), 8인치 내비게이션(75만원), 선루프(40만원)를 더한 가격이다.
기본 트림에 풀옵션 가격을 따지는 이유는 앞서 기아가 연식 변경 모델의 주요 변화로 설명했던 LED(발광 다이오드) 헤드램프,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외관 등은 옵션 사양을 적용해야만 체감할 수 있는 변화이기 때문이다.
더 뉴 모닝의 기본 트림 자체도 종전 모델 대비 평균 106만원이 올랐다. 구체적으로는 가장 기본 트림인 트렌디(스탠다드)는 95만원, 프레스티지는 110만원, 시그니처는 115만원 올랐다.
2000만원에 육박하는 경차 가격은 이제 예삿일이 됐다. 최근 기아가 출시한 더 뉴 기아 레이 또한 최상위 트림 시그니처에 풀옵션을 넣을 경우 1920만원 정도다. 2021년 첫 출시된 현대차 캐스퍼도 최상위 트림에 풀옵션을 적용할 경우 2000만원을 넘어선다.
불황일 때 잘 팔린 경차...1000만원 시대 마감
경차는 불황일 때 잘 팔리는 차라는 인식이 있다. 경차 시장이 가장 호황기였던 때가 바로 외환 위기 직후인 1998년이었다. 부담없는 가격을 앞세워 경기가 어려울 때 '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웬만한 준중형 세단에 탑재될 법한 기능으로 인식됐던 고급 옵션이 기본 사양 혹은 신차의 주요 변화로 강조되면서 경차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추세다.
더욱이 옵션을 제외한 기본 트림 가격이 1000만원 이하인 경차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한국GM의 2022 스파크 모델의 가장 기본 트림이 982만원부터 시작되지만, 스파크는 생산된 물량만 판매된 뒤 단종된다. 따라서 1000만원 이하 신차 경차는 이제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셈이다.
경차 가격 인상은 고급화된 옵션이 주도하는 모양새. 지난해 출시된 더 뉴 기아 레이도 차로 유지 보조, 안전 하차 경고,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와 같은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탑재돼 연식 변경 모델로 출시된 바 있다. 캐스퍼 또한 고급화 전략을 사용하면서 가격을 대폭 올렸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뛴 경차를 외면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형차 판매량은 6만158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떨어졌다. 반대로 경형보다 한 급 위인 소형차는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13.6% 올라 7만895대를 기록했다.
경차가 '국민차' 역할을 하려면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국내에선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차 선택지가 너무 없다. 고급 옵션을 빼더라도 저렴한 수준의 차, 혹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급 사양을 넣은 차 등 종류가 더 다양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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