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사면, 측근엔 돈세례…"푸틴, 채찍 버리고 당근 줬다"
충성도 높이려 보안군·경찰 보수 10.5% 인상
반란 동조 세력 처벌도 군내 혼란 우려로 유보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개인 신변 안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정적들이 등장하는 것을 막는데 집중해온 것으로 악명이 높다. 푸틴은 러시아 전국에 여러 곳의 집무실을 마련해 옮겨 다니면서 소재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대통령 주변에는 폭넓은 “청정 공간”이 설치됐었고 푸틴을 만나려는 측근들은 며칠씩 검역 대기를 해야 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푸틴이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 용병그룹의 반란을 처리하면서 매우 강경하게 대처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푸틴이 의외로 반란 후유증을 치유하기 위해 “채찍보다 당근”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경찰과 보안군 임금 10.5% 인상 발표
에카테리나 슐만 러시아 정치학자는 “푸틴 대통령이 매우 합리적으로 처신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신변 안전과 정치적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할 태세”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잔혹하기로 악명이 높지만 반란에 대한 대응은 채찍보다 당근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는 지난 주 보안군과 경찰 보수를 10.5% 인상했다.
슐만은 “러시아 체제가 약해져 대규모 억압을 추구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반란으로 푸틴의 입지가 오히려 강화됐다고 주장한다. 실패한 반란으로 불안정 요인이던 프리고진이 제거됐고 군과 보안군, 경찰과 지배 엘리트들이 충성을 재확인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반대로 체제 유지 기구들에 힘을 싣는 것이 장기적으로 푸틴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단기적 안정 유지, 장기적으로 불안정 커지는 상황
23년 동안 집권해온 푸틴은 주요 국가 자산을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경호원 등 충성세력을 정부 요직에 기용하는 등으로 권력을 유지해왔다. 연방경호국(FPS) 소속 직원만 수천 명이 넘으며 이들이 연방 보안 기관들의 반란음모를 감시하고 있다.
FPS에는 푸틴이 먹는 음식의 안전을 전담하는 생물안전센터도 있다고 한다. 신변 경호를 크게 신경 쓰는 푸틴은 2017년 한 인터뷰에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지도자가 여러 차례 암살을 모면했다면서 “신변 안전을 최우선시한 덕분”이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기도 했다.
푸틴은 반란에 대처하면서 자신의 신변 안전과 권력 유지에 초점을 맞춰 냉철하게 대응했다. 프리고진을 사면하기로 타협해 반란을 멈추도록 했고 경찰과 보안군 임금을 대폭 인상했으며 코로나 19 발생 이래 처음으로 방역수칙을 어기면서 러시아 남부에서 군중들과 악수를 하고 젊은 여성에게 키스를 하기도 했다.
반란 동조 세력 처벌은 군에 혼란 부를 위험
푸틴은 또 자신의 경호원 출신인 빅토르 졸로토프가 사령관으로 있는 국방경비대에 탱크와 대포 등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밖에 프리고진이 반란의 표적으로 삼았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에 대한 신임도 재확인했다.
골로소프 유럽대 교수는 푸틴의 당근책이 장기적으로 프리고진처럼 반란을 일으키려는 유혹에 빠질 세력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고진의 반란에 대처하는 것을 보고 무장 세력의 일부가 더 세밀한 반란 계획을 마련할 수도 있다”이라는 것이다.
전쟁하려면 효율성 중요하나 충성만 강조하는 딜레마
푸틴 체제는 평화 시기에 구축된 것으로 효율보다 충성도를 우선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을 일으킨 현재 푸틴은 충성도 못지 않게 효율성도 필요한 형편이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이 반란에 대한 대응으로 효율성보다 충성도를 강조하면서 전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푸틴과 푸틴 체제가 전면적인 딜레마에 처한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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