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에 도전할 태극전사 23명 엔트리 확정···벨 감독 “에너지·밸런스 좋아, 결과로 보여줄 것”

이정호 기자 2023. 7. 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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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벨 여자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 나설 최종 명단을 발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7.5/정지윤 선임기자



‘고강도, 높게 강하게 도전하라’라는 슬로건을 내건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도전에 함께할 23명의 태극전사 명단을 확정했다.

콜린 벨 감독은 5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월드컵에 출전할 23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벨 감독은 서툰 한국말로 “하나하나의 퍼포먼스를 지켜보면서 최종 명단을 추리는 과정은 어려웠다. 왜냐하면 모든 선수들 잘해줬기 때문”이라며 “제 생각엔 지금 선수단의 에너지와 밸런스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달 18일부터 31명을 모아 ‘고강도 체력 훈련’을 진행해왔다. 그리고 지난 17일간의 훈련을 토대로 이날 23명을 가렸다. 벨 감독은 최종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을 기억하며 “그동안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대표팀 문은 항상 열려 있다”며 포기하지 말 것도 당부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지소연(수원FC)을 비롯해 김혜리, 임선주, 김정미(이상 인천 현대제철), 박은선(서울시청) 등 베테랑들이 대표팀의 중심을 잡는다. ‘유럽파’ 조소현(토트넘), 이금민(브라이턴), 이영주(마드리드 CFF)도 이변없이 발탁됐다. 지소연, 조소현, 김정미, 박은선, 김혜리, 임선주, 이금민은 세 번째 월드컵 무대에 선다. 1984년생인 골키퍼 김정미는 38세9개월의 나이로 한국 여자 선수로 역대 최고령 월드컵 참가자가 됐다.

여자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든 최초의 혼혈 선수인 케이시 유진 페어가 5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시작하기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3.7.5/정지윤 선임기자



2007년생 트리오로 훈련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던 케이시 유진 페어(PDA), 원주은, 권다은(이상 울산 현대고) 중에 페어만이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여자 대표팀 선수로는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는 ‘혼혈 선수’ 페어는 16세 1개월의 나이로 20년 전 박은선(16세 9개월)의 ‘최연소’ 기록도 새로 썼다. 또 지난해 8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천가람(화천 KSPO), 배예빈(위덕대) 등 신예들도 선택을 받았다.

다만 기존 벨호에서 주축이었지만 부상 등 사유로 이번 소집 훈련에 참여하지 못한 이민아, 장창(인천 현대제철)의 이름은 빠졌다. 벨 감독은 이민아의 합류 불발을 안타까워하며 “지난 12월에 무릎 십자 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한 뒤 열심히 했지만 (회복까지)부족한 시간이었다. 대표팀 소집 전에 리그에서 2~3경기 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했지만 경기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며 “중요한 선수고 그간 너무 잘해준 선수라서 본인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실망감이 크다”고 말했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 나서는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5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날 발표한 최종 명단에 오른 선수들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평가전을 치른 후 10일 결전의 땅 호주로 향한다. 2023.7.5 연합뉴스



조별리그 첫 경기인 25일 콜롬비아전을 20일 남기고 최종 명단을 확정한 벨 감독은 오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와 마지막 국내 평가전을 치른 후 10일 ‘결전의 땅’ 호주로 출국한다. 벨 감독은 “경쟁은 마지막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그동안 공개적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밝히지 않아왔던 벨 감독은 “결과로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진실은 경기장에 있다’는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 감독의 말을 인용한 그는 “어떤 것을 이루고 싶고, 하고 싶은지 말할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운동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내부적으로 목표를 정했지만 일단은 매 경기, 한 걸음씩 나아가는데만 집중하겠다. 지금 모든 포커스는 (조별리그 첫 경기)콜롬비아전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맷 로스 대표팀 수석코치도 “세계적인 무대에서 우리 대표팀이 높은 수준에서 얼마나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을지 흥분된다. 준비 과정이 훌륭했던 만큼 기대가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파주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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