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팽나무 등 불법 굴취한 70대 조경업자 구속 송치

국공유지·토지주 관리 소홀 임야 등 돌며 79그루 절취
산굼부리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훼손 가식장 만들어

[제주=뉴시스] 이정민 기자 = 제주에서 나무들을 불법으로 굴취해온 업자가 구속 송치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은 조경업자 A(70대)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산림)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3명은 불구속 상태로 지난달 검찰에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도내 전역을 돌며 7000만원 상당의 수목 79그루를 토지주의 승낙 및 관할관청의 인·허가 없이 굴취, 별도의 가식장에 옮긴 혐의를 받고 있다.

주로 제주시 조천읍과 서귀포시 대정읍 등 도내 국·공유지나 토지주가 다른 지방에 거주하는 등 관리가 소홀한 임야에 자생하는 팽나무 등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A씨의 경우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전력이 있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의 사유로 구속됐다.

도 자치경찰단은 수사를 통해 A씨의 문화재보호법 및 산지관리법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인 산굼부리 일원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1만4699㎡를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무단 훼손하고 훔친 수목의 가식장으로 불법 조성한 혐의다.

산림피해 복구비는 1억50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A씨가 절취할 나무지정 등 전체적인 범행을 계획 및 주도하고 공범들은 굴취, 이동, 가식 등 역할을 분담했다.

A씨가 도내에 불법으로 조성한 가식장만 3곳으로 파악됐고, 도 자치경찰단은 이 곳에 가식된 출처 불명의 수목 700여그루를 압수했다.

도 자치경찰단은 지난 3월 ‘수목 절취’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 수목 이동경로에 대한 폐쇄회로(CC)TV 분석과 디지털포렌식, 탐문수사 등을 거쳐 범죄 혐의와 추가 범행을 입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상현 도 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79그루 수목 절취는 단일 건으로 도내 최대 규모”라며 “여죄 수사과정에서 절취 수목의 수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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