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앤 리치’ 겨냥 프리미엄 SUV...삼지창 마세라티 하차감에 두근

2023. 7. 5.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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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레칼레
마세라티 그레칼레 모데나. 삼지창은 언제나 멋지다. 정찬수 기자

‘강력한 지중해의 북동풍’이란 뜻을 가진 ‘그레칼레’는 마세라티가 선보인 새로운 SUV(스포츠유틸리티차)이자 판매량 반전을 위한 승부수다. ‘영 앤 리치(Young&Rich)’를 겨냥한 고급스러운 마감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이어받은 폭발적인 성능이 매력이다. 자체 설계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에서는 마세라티가 지향하는 전동화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다.

마세라티 SUV ‘르반떼’의 동생이지만, 실물은 작지 않다. 그레칼레의 전장과 전폭은 각각 4850㎜, 1980㎜다. 르반떼보다 전장은 짧지만, 전폭은 약간 길다. 전고(그레칼레 1670㎜, 르반떼 1637㎜) 역시 비슷하다. 차급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세대 르반떼는 더 거대해질 가능성이 크다.

하차감은 ‘시각적 매력’의 다른 표현이다. 마세라티 특유의 캐릭터라인을 유지하면서 독창적인 비율을 완성했다. 앞으로 돌출된 그릴과 긴 보닛이 돋보이는 옆모습은 전통적인 SUV 형태보다 크로스오버에 가깝다. 특히 면과 면이 이어지는 부분은 각진 곳이 없다. 장인이 오랫동안 깎은 듯한 디자인은 하나의 조각 같다. 아름답고 우아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현대적이고 세련미가 넘친다. 초침의 물리적인 작동이 인상적이었던 중앙 시계가 디지털로 바뀌었고, ‘레이싱 DNA’를 적용한 운전석 클러스터는 화려해졌다. 전자식 도어 레버와 12.3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제어 기능이 포함된 8.8 컴포트 패널로 편의성도 개선됐다. 촘촘한 대시보드 스티칭과 사이트 볼스터를 포함한 시트의 완성도도 칭찬할 만하다.

이름도 낯선 이탈리아 사운드 전문 업체 소너스 파베르(Sonus Faber)가 설계한 사운드 시스템도 인상적이다. 저음 또는 고음에 집중됐던 일반적인 구성과 달리 중음이 묵직하고 두텁다. 스피커 수는 21개, 출력은 최대 1285W다.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된 밀폐성이 소리의 완성도를 높인다.

운전대는 고급 가죽과 D컷으로 마무리했다. 두께가 두껍지 않아 손이 작은 한국 여성에게도 알맞다. 시동 버튼부터 드라이브 모드, 스포츠 서스펜션 기능까지 담았다.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버튼 구성은 국산차와 유사하다. 다만 수동 주행의 재미를 책임지는 패들 시프트의 구분감이 흐릿한 것이 옥의 티였다. 트렁크 용량은 535ℓ로, 폴딩 시 성인 두 명이 누울 수 있는 정도다.

시승차인 ‘그레칼레 모데나’의 파워트레인은 1995cc 4기통 엔진과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결합한 형태다. 최고출력은 330마력, 최대토크는 45.9㎏.m이다. 엔진의 포효는 작아졌지만, 스포츠 모드는 역동적이다. 제원상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5.3초다. GT·컴포트 모드는 완전 반대의 성향을 보인다. 낮은 RPM과 빠른 변속으로 효율에 집중했다. 모드를 바꿀 때마다 중앙 디스플레이에 보이는 차의 성향이 재밌다.

승차감은 단단하지만, 높낮이 조절로 한국 지형에 어울리게 설정할 수 있다. 전자 제어 댐퍼와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된 전륜은 더블 위시본, 후륜은 멀티링크를 적용했다. 서스펜션 높이는 다섯 단계다. 일반적으로 중간에 맞춰져 있지만, 시속 100㎞를 넘으면 높이를 반 단계 낮춘다.

공차 중량은 1970㎏이다. 움직임이 경쾌하다. 시야를 배제한다면 세단에 타고 있는 느낌이다. 약 350㎞를 달린 후 측정한 연비는 ℓ당 10.3㎞였다. 제원상 복합연비(9.8㎞/ℓ)보다 높은 수치다.

‘그레칼레 모데나’의 가격은 1억3160만원이다. 출력이 조금 낮고, 전자 제어 댐퍼를 선택사양으로 선택할 수 있는 ‘그레칼레 GT’는 9760만원이다. 괴물 같은 530마력의 트윈터보 V6 엔진을 품은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1억6760만원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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