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장관 만난 김동연 "반도체·IT 실질적 협력 성과 이끌어내"
'평균연령 27세' 삼성전자 노이다 연구소도 방문 '청년기회' 대화
국내 게임기업 서비스 규제 해소 등 비관세장벽 '해결사' 자처
(뉴델리=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인도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4일 오후(현지시간)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상공부 장관을 차례로 만나 '반도체 실무협의체' 추진 등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경기도 기업의 기술 협력과 수출 지원이 목적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뉴델리에 있는 인도철도본부 청사에서 아쉬위니 바이쉬나우(Ashwini Vaishnaw)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장관을 만났다.
우선 김 지사는 챗GPT로 준비한 인사말을 통해 "경기도는 IT와 AI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두 주자다. 특히 IT와 관련해 인도와의 협력에 가장 적합한 파트너가 될 것이다. 판교 테크노밸리가 대한민국에서 IT와 챗GPT의 성지처럼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인도와의 관계를 강화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바이쉬나우 장관은 "경기도는 삼성, SK하이닉스와 같은 선도 기업이 있는 지역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특히 한국은 이미 반도체 강국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도움받을 일이 앞으로 많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바이쉬나우 장관은 전자정보기술부, 통신부, 철도부 등 3개 부를 관장하고 있다. 지난 달 철도 참사가 발생한 오디샤주 상원의원이기도 하다.
이에 김 지사는 "세계 굴지의 반도체 회사들이 경기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삼성과 SK하이닉스 등의 투자 계획에 따라 경기도는 메가 반도체클러스터를 지원해 전 세계적 반도체 메카가 되려 한다"며 "인도가 가진 IT 우수 인력이 함께 한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경기도도 인도의 도움을 받고 함께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특히 김 지사는 인도 정부, 경기도, 국내 대기업·반도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바이쉬나우 장관은 이를 즉석에서 받아들였다.
바이쉬나우 장관은 인도가 추진 중인 경제정책을 ▲ 인프라 구축 ▲ 제조업 육성 ▲ 전자지불시스템 구축 ▲ 혁신과 스타트업 등 네 가지로 구분하며 한국과의 협력 잠재력이 많다고 했다.
이에 김 지사는 "인프라 부분은 경기도에 관련된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뒀으면 좋겠다. 국내 제조업 기업들이 인도 추가 진출을 희망하는 가운데 IT와 AI 등 첨단산업을 추가로 협력할 기회를 가지면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공부 청사에서 피유시 고얄(Piyush Goyal) 인도 상공부 장관을 만난 김 지사는 "10월 개장할 인도국제전시컨벤션센터(IICC·킨텍스가 운영)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컨벤션센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道)를 대표하는 지사로서 지금 인도와 협력관계를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 장관과의 면담 성과에 대해 김 지사는 "정보전자기술부장관과 반도체 워킹그룹에 합의했고 빅데이터, AI 등에서도 하자고 했다. 의례적이 아닌 실질적 협의를 했다는 데 만족한다"며 "상공부 장관이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얘기했는데 우리 입장도 있는 부분이다. 경기도가 산업과 경제의 중심이기 때문에 교역, 투자, 특히 인력 교류 확대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날 한국 기업인들과 간담회에서 게임업체 크래프톤 측이 요청한 게임 서비스 조건부 재개 문제와 관련해 "인도 장관에게 세 가지를 들어 정중하게 요청했고 충분히 알겠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그밖에 양국 간 애로사항, 기업들 요청을 두 장관에게 잘 전달했고 폭넓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비관세장벽 '해결사' 역할도 설명했다.
인도 장관들과의 만남은 2017년 경제부총리 당시 한-인도 재무장관회의, 같은 해 마하라슈트라주 총리와 올해 3월 아밋 쿠마르 주한 인도대사와의 만남 등의 인연이 뒷받침됐다고 도는 설명했다.
아울러 김 지사는 이날 뉴델리에서 20km 떨어진 삼성전자 노이다 연구소를 방문했다.
경기도에 본사를 둔 삼성전자와의 협력관계 등으로 성사됐으며, 노이다 연구소가 2022년 2월 확장 이전한 후 정부 기관의 첫 방문이다.
2007년 9월 설립된 연구소는 스마트폰 장치 성능 등을 주로 연구한다. 2만2천㎡(10개층) 규모로 2천300여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R&D) 인력만 1천595명이다.
특히 현지 IT 인재들을 영입해 평균 연령이 27세일 정도로 젊음, 혁신, 상생협력의 상징으로 평가받는다.
김 지사는 박종범 삼성전자 인도법인 대표 겸 서남아 총괄 등과 연구소를 시찰하고, 인도인 청년 직원 10여명과 간담회를 했다.
양 지역 간 인적·기술 교류, 혁신 정신, 협력을 위한 역사·문화 이해 등의 대화 주제였다.
김 지사는 "여러분 같은 젊은 혁신가와 삼성이 함께 한다는 것이 양국의 협력을 상징하는 사례"라며 "양국의 관계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돕고 배우는 윈윈 관계다. 자부심을 갖고, 양국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라는 대기업과 인도 젊은 인재들의 만남이야말로 한국과 인도 간 상생협력의 상징"이라며 "이런 관계를 통해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협력관계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kt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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