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오타니와 첫 투·타 맞대결서 1안타 1도루사…SD는 LAA 격파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3. 7. 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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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성사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투, 타 맞대결.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에 비해 확실한 승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부상으로 비교적 일찍 전열에서 이탈한 오타니에 비해, 끝까지 버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의 6번째 득점을 책임짐과 동시에 9회초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챙기는 호수비를 선보이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샌디에이고는 5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서 8-5로 이겼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린 샌디에이고는 40승(46패) 고지를 밟게됐다. 반면 2연패 수렁에 빠진 에인절스는 43패(45승)째를 떠안았다.

5일 홈 에인절스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샌디에이고 김하성. 사진=AFPBBNews=News1
이날 경기는 또한 김하성과 오타니의 사상 첫 투, 타 맞대결로도 많은 이목을 집중시켰다. 김하성은 1번타자 겸 2루수, 오타니는 선발투수 겸 3번타자로 각각 샌디에이고, 에인절스의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회말 첫 승부는 오타니의 완승이었다. 선두타자로 출격해 오타니의 초구 92.6마일 포심 패스트볼(볼)과 2구 79.5마일 스위퍼(스트라이크)를 지켜본 김하성은 바깥쪽 상단으로 향한 3구 87마일 커터를 받아쳤지만, 유격수 땅볼로 돌아섰다.

3회말에도 승자는 오타니였다. 1사 1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하성은 오타니의 몸쪽 3구 82.7마일 커터를 공략했으나, 공은 에인절스 유격수 앤드류 벨라스케스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갔고, 그렇게 병살타로 이어졌다.

절치부심한 김하성은 5회말 마침내 첫 안타를 뽑아냈다. 무사 1루에서 초구에 번트를 시도하며 상대 배터리의 포일을 유도, 1루주자 트렌트 그리샴의 2루 진루를 이끈 김하성은 곧바로 오타니의 몸쪽 2구 95.3마일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꿰뚫는 안타를 작렬시켰다.

그러나 김하성의 웃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2루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고, 소속팀 샌디에이고도 해당 이닝에서 오타니의 위기관리능력에 막히며 한 점도 뽑지 못했다.

이후 오타니가 6회말 손가락 물집 부상을 호소, 애런 루프에게 공을 넘김에 따라 두 선수의 첫 투, 타 맞대결은 사실상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오타니가 내려간 뒤에도 계속 경기에 나서며 몸에 맞는 볼과 1도루, 1득점을 더한 김하성의 이날 최종 성적은 4타수 1안타 1사사구 1도루 1득점으로 남았다. ‘투수’ 오타니는 5이닝 7피안타 2피홈런 4볼넷 5탈삼진 5실점이었으며, ‘타자’ 오타니는 3타수 무안타 1삼진이었다. 에인절스가 1-5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오타니는 에인절스가 동점을 만들지 못하고 패함에 따라 시즌 4패(7승)째도 떠안게 됐다.

경기 초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가운데 기선제압은 샌디에이고의 몫이었다. 4회말 매니 마차도의 중전 안타와 잰더 보가츠의 볼넷으로 연결된 2사 1, 2루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일격을 당한 에인절스는 5회초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선두타자 헌터 렌프로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달아날 기회를 노리던 샌디에이고는 5회말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그리샴의 볼넷과 상대 배터리의 포일, 김하성의 좌전 안타로 무사 1, 3루가 만들어졌으나 후안 소토가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후 김하성이 2루도루에 실패했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마저 삼진으로 침묵하며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이 아쉬움을 6회말에 털어냈다. 선두타자 마차도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가자 보가츠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쏘아올렸다. 이어 크로넨워스도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샌디에이고는 7회말 멀찌감치 달아났다. 선두타자 김하성이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낸 뒤 2루도루를 성공시키며 물꼬를 텄다. 이후 소토의 볼넷과 타티스 주니어의 진루타로 상황은 1사 1, 3루가 됐고, 여기에서 마차도와 보가츠가 연달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여유가 생긴 샌디에이고는 8회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루그네드 오도어, 그리샴의 연속안타에 이은 소토의 땅볼 타점으로 8-1을 만든 것.

다급해진 에인절스는 9회초 선두타자 테일러 워드의 안타에 이은 조 아델의 1타점 적시 3루타로 한 점을 따라붙었다. 이어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의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 차드 왈라츠·미키 모니악의 밀어내기 볼넷까지 나왔으나, 거기까지였다. 특히 마지막 2사 만루에서는 워드의 까다로운 타구를 김하성이 호수비를 선보이며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그렇게 경기는 샌디에이고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조 머스그로브는 100구의 볼을 뿌리며 7이닝을 3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1탈삼진 1실점으로 막아 시즌 7승(2패)째를 올렸다. 마차도(3타수 3안타 1타점)와 보가츠(3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크로넨워스(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는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공격을 이끌었다.

에인절스는 손가락 물집 부상에 발목이 잡힌 오타니의 투, 타 부진이 뼈아팠다. 타선 역시 6안타를 쳤지만, 산발에 그치며 패배를 피하지 못했다.

오타니가 5일 원정 샌디에이고전에서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며 강판되고 있다. 사진(미국 샌디에이고)=AFPBBNews=News1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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