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TV CHOSUN, ART CHOSUN '아트 Pick 30'-19]'달동네 작가' 완판 작가 정영주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2023. 7. 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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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현대미술가 30명 선정 작업 세계 소개
7월12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서 개막
정영주, 보랏빛 꿈 131, 2023, Acrylic and paper on canvas, 73x91c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최초 미디어 연합 전시 ‘Art Pick(아트픽) 30’전이 오는 7월12일 오후 3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개막한다. 뉴시스와 TV CHOSUN, ART CHOSUN이 공동 주최해 현대미술가 30인을 선정해 한자리에 모은 이 전시는 국내 최대 민간통신사와 국내 최고 종합편성채널이 선정한 작가들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참여 작가와 작업세계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달동네 화가'는 '부자 화가'가 됐다. 전시 하기 무섭게 팔려나간다.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아트바젤 홍콩에서도 학고재가 내건 '달동네 그림'은 걸자마자 완판됐다. 이젠 '솔드아웃 작가'로 불리는 정영주의 작품이다.

달동네 그림은 보는 순간 향수를 자극한다. 마치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판잣집 밤 풍경'은 MZ세대 컬렉터도 아우르며 아파트 거실로 파고 들고 있다. ‘AI 시대'에 가난한 달동네 풍경이 인기를 구가하는 건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담겼기 때문이다.

“내 작품을 보는 이들에게 언제든 문 열고 반겨주는 고향집 같은 편안함을 얻게 하고 싶어요."

달동네 풍경이 나온 건 정영주의 쓰린 가슴에서 시작됐다. 1997년 프랑스 파리 에꼴 데 보자르 회화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때였다. 1998년 한국은 IMF 외환위기를 맞았다.

"한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고통을 겪던 그때 새삼 눈에 들어온 건 집이었다. "금방이라도 무너질 듯한 산동네 집들이었죠."

그 집들은 유년기를 보낸 부산에서 숱하게 보아온 풍경이기도 했다.어린 시절 가족과 살았던 달동네 풍경을 화폭에 풀어내자 위로가 됐다. 옹기종기 기댄 집과 좁디 좁은 골목도 불빛이 켜지면 마법같은 세상이 된다. 작고 초라하던 집들이 따뜻한 온기를 뿜어내며 마음을 사로잡는다.

2008년부터 그려온 밤 풍경으로 인기 작가가 됐지만 초심이 살아있다. 작가는 빛의 힘을 안다. 화폭에서 발산하는 빛의 효과를 위해 정성을 다한다. 캔버스 위에 한지를 오려 붙이는 '파피에 콜레' 기법을 적용했다. 서로를 의지하듯 기대고 서있는 판잣집의 형상을 종이로 빚어낸 후 물감을 채색하는 방식이다.

정영주, 기억 323, 2023, Acrylic and paper on canvas, 130.3x162cm *재판매 및 DB 금지

작품은 사진과 실물이 확연히 다르다. 실제로 보았을 때 3차원적인 생동감이 느껴진다. 종이를 천천히 빚고, 한 겹 한 겹 쌓아 올린다. 그렇게 입체적으로 완성된 집의 형상에 색채를 입힌다. 마지막으로 화면 곳곳을 비추는 빛을 그리면 마침내 한 점의 작품이 완성된다. 이 단계들을 모두 거쳐야 하기 때문에 단숨에 작품을 완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제게 집은 하나의 생명체예요. 집은 곧 나라고 생각하고 제작합니다. 구겨진 한지 표면에서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죠. 제가 느끼는 나의 비루함이고 노화됨이었어요. 쭈글쭈글한 표면은 나이는 먹어가고 힘들기만 했던 시기의 느낌을 표현하려고 한 거예요.”

절망의 끝에서 ‘또 다른 세상(Another World)’의 지평을 열어 제친 작품은 한국을 넘어 이탈리아 등 유럽에서도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고 엔데믹 시대에서도 세상의 사람들을 진정시키며 빛을 선사하고 있는 배경이다.

“예전엔 빛이 숨어들고 있는 것처럼 조명을 미세하게 그렸는데, 지금은 훨씬 환하게 그리게 됐고 작품이 밝아졌다는 소릴 들어요. 제 내면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어서인 것 같아요. 제 작업을 통해 소외된 것들과 잊혀진 것들에게 그들이 즐길 수 있는 파라다이스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정영주 작가 *재판매 및 DB 금지

'달동네 화가' 정영주는?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프랑스 에콜 데 보자르 회화과를 졸업했다. Another World (학고재갤러리, 2022), 살아있는 도시 (알베말갤러리, 런던, 2020), 사라지는 풍경 (선화랑, 2016), 부산시립미술관(부산, 2009), 오니바갤러리(파리, 1997)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상실,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 (대전시립미술관, 2022), 40년, 새로운 창을 열다(선화랑, 2017), 신림동 청춘 (서울역사박물관, 2015)전을 비롯해 리나갤러리(서울, 2015), 예술의전당(서울, 2011) 등 80여회의 기획초대전에 참여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삼일회계법인, 블루 팬더 네트워크 테크놀로지 본사, 하버시티 등에 소장되어 있다.

‘Art Pick(아트픽) 30’전 참여 작가(7.12~8.09, 한가람미술관 2층)

윤형근,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최명영, 이강소, 오세열, 김근태, 민병헌, 이 배, 김영리, 권여현, 김찬일, 최영욱, 김현식, 함명수, 손진아, 김남표, 정영주, 강민수, 하태임, 이경미, 박병일, 곽철안, 이사라, 채지민, 김호정, 권하나, 다다즈, 전아현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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