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만 대도시 인구가 딱 7명 늘어도 ‘경사’인 시대

윤희일 기자 2023. 7. 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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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감소를 표현한 일러스트. 김상민 화백

대전시 인구가 지난 5월 딱 7명 늘었다. 2021년 144만5214명이던 인구가 144만5221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인구가 144만명대인 대도시에서 한 달 사이에 사람이 7명 늘어난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묻을 수 있겠지만, 대전시는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2013년 153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내리막길을 걷던 인구가 아주 미미하지만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당장은 ‘증가’라고 보기에는 문제가 있지만, 감소세에 강한 브레이크가 걸린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내친김에 대전을 수도권에 대항하는 ‘인구결집도시’, 더 나아가 ‘인구증가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까지 드러내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세계인구의 날(11일)을 앞두고 5일 개최한 ‘인구의 날 기념식’에서 “2023년을 대전시 인구 회복 원년으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대전시는 2027년까지 주민등록인구를 145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전시가 이런 구상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최근 ‘인구 관리’라는 측면에서 좋은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출생률이 높아지는 등 인구지표 자체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대전, 합계출생률·조출산률·혼인건수 모두 증가

대전시의 2022년 합계출생률(합계출산율,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은 0.84명으로 2021년의 0.81명에 비해 0.03명 증가했다. 조출생률(인구 1000명당 새로 태어난 사람의 비율)도 2021년 5.1명에서 5.3명으로 0.2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국의 합계출생률은 0.808명에서 0.78명으로 0.028명 감소했고, 전국 조출생률은 5.1명에서 4.9명으로 0.2명 줄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합계출생률과 조출생률이 모두 증가한 것은 대전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출생률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인 대전지역의 혼인 건수 역시 2021년 5419건에서 2022년 5662건으로 4.5% 늘어났다.

또 하나의 좋은 조짐으로는 특정 연령대에서 대전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많아진 것을 들 수 있다. 지난해 대전에서 외지로 나간 사람이 외지에서 대전으로 들어온 사람보다 2715명 많았다. 특히 20대의 서울 유출이 많았다. 하지만, 30대는 대전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5∼39세의 경우는 서울에서 대전으로 온 사람이 대전에서 서울로 간 사람보다 186명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대전시 출생률이 증가하고 인구 감소세가 꺾인 원인은 뭘까. 먼저 대전형 양육수당(출생 후 36개월 동안 30만원 지급) 등 돌봄비용 지원정책, 청년월세지원·청년주택공급 등 청년층 주거안정정책 등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출생률 증가와 혼인 건수 증가를 이끄는 30대가 대전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도 인구 감소세를 막은 하나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 시장은 “교육·편의시설 등 생활 만족도 측면에서 대전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서 “앞으로 1653만㎡(500만평) 규모의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우주개발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자리를 늘려 인구가 늘어나는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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