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천만 '범죄도시'도 좁다…마동석은 어떻게 '전설'이 됐나

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2023. 7. 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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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52) 한 명이면 할리우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부럽지 않다.

불주먹 하나로 '범죄도시' 쌍천만 흥행을 일구며 K-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위용을 과시했다.'마동석'이 곧 장르요, 액션배우로서 충무로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성공 신화를 썼다.

이미 마블도 도장 깨기하고 할리우드 러브콜을 한몸에 받는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다.

경이로운 행보를 펼치기까지 마동석의 지난 20년을 톺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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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김나라 기자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배우 마동석(52) 한 명이면 할리우드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부럽지 않다. 불주먹 하나로 '범죄도시' 쌍천만 흥행을 일구며 K-MCU(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마동석'이 곧 장르요, 액션배우로서 충무로에 한 획을 그었을 뿐만 아니라 제작자로서도 성공 신화를 썼다. 이미 마블도 도장 깨기하고 할리우드 러브콜을 한몸에 받는 글로벌 스타로 거듭났다. 그는 어떻게 '전설'이 됐을까. 경이로운 행보를 펼치기까지 마동석의 지난 20년을 톺아봤다.

/사진=CJ ENM

#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K-MCU, 전설의 서막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고 했던가. 마동석의 시작은 미약, 아니 험난하기까지 했다. 학창 시절 복싱 꿈나무였던 그는 아르바이트 중 연이은 큰 부상으로 좌절을 맛보고, 2004년 30대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했다. 약 13년간 미국 이민 생활을 하며 한때는 경찰 시험을 준비하기도 했으나 언어의 장벽에 꿈을 접고 한국에 돌아와 연기자의 길에 뛰어들었다. 영화 '록키' 속 실베스터 스탤론을 보며 새롭게 영화배우의 꿈을 키운 것이다.

지금은 '오천만 흥행 배우'라는 전례 없는 타이틀을 달았지만, 마동석한테도 설움을 겪은 단역 시절이 있었다. 데뷔 당시 '넌 배우가 될 수 없어'라는 쓴소리를 듣고, 러닝셔츠 바람으로 12시간씩 대기에, 6개월간 대사 연습 후 찾아간 지방 촬영장에서 신이 없어지고, 출연 분량이 통편집된 걸 극장에서 알게 된 경우 등 힘들었던 일화가 많다.

그런 마동석이 제대로 얼굴을 알린 건 2007년 고현정과 하정우 주연 드라마 '히트'부터다. 반전 형사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미키 성식'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때가 '마블리'(마동석+러블리)의 탄생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후 윤종빈 감독의 영화에 연달아 출연하며 충무로에서 입지를 넓혔다. '비스티 보이즈'(2008) 속 사채업자,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의 최익현(최민식) 매제 김서방, '군도: 민란의 시대'의 괴력 천보 캐릭터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소화하며 한국 영화계에 없던 뉴페이스 등장을 알렸다.

2014년엔 드라마 '나쁜 녀석들'(2014)을 히트시키고, 이듬해 류승완 감독의 천만 영화 '베테랑'으로 그간 잘 쌓아온 '마동석'이라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히 정립했다. 특히 '베테랑'에선 특별출연임에도 진가를 발휘, 불과 1분도 채 되지 않는 분량으로 오늘날의 마동석이 탄생할 수밖에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나 여기 아트박스 사장인데"라는 희대의 애드리브를 남겨, 크리에이터로서 자질과 액션·코믹 모두 능한 배우로서 폭넓은 스펙트럼까지 입증했다.

마침내 마동석은 2016년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에서 좀비떼를 맨손으로 때려잡는 시원한 액션으로 연기 포텐을 터뜨리며 1000만 배우로 등극, '마동석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서막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혔다. 이 작품은 제69회 칸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세계 각국 영화인들도 단박에 마동석의 진가를 알아본 계기가 되었다. 마동석은 이를 기점으로 할리우드가 탐내는 배우로 떠올랐고, 이는 2021년 마블 영화 '이터널스' 주연으로 이어졌다.

또한 대한민국 최초의 쌍천만 시리즈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에서 연기한 성주신도 마동석 필모그래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생 캐릭터다. 원작 웹툰과 싱크로율 100% 열연에 시그니처 액션으로 관객들의 신뢰감을 사며 충무로 흥행 보증 수표로 자리매김했다.

# 영화에 죽고 영화에 사는 진정한 영화인

마동석이 첫 기획·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2015년 개봉한 스릴러물 '함정'이다. 비록 흥행은 안 됐지만 포르투갈 최대 영화제이자 세계 3대 판타지영화제인 판타스포르투 영화제에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준비된 제작자였다. 일찌감치 창작 집단 '팀 고릴라'를 설립해 시나리오 기획, 개발에 힘쓴 바. 마동석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영화 '범죄도시'도 무려 10년간 구상해온 작품이었다. 나쁜놈들을 때려잡는 형사물을 만들고 싶었던 그가 2012년 강윤성 감독과 이를 구체화하여 2017년 드디어 세상에 나온 결과물이 1편이다. 마동석이 형사들 모임에서 인연이 닿은 윤석호 형사에게 얻은 소스인 2004년 조선족 왕건이파, 2007년 연변 조직 흑사파 사건을 엮어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탄생됐다.

마동석은 '범죄도시1'로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흥행 3위를 기록하는 쾌거를 거둔 뒤에도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달려나갔다. '부라더' '챔피언' '원더풀 고스트' '성난황소' '동네 사람들' '악인전' '그라운드 제로' '압구정 리포트', 개봉을 앞둔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 등 기획·제작·주연을 동시에 한 작품을 꾸준하게 선보였다. '범죄도시' 시리즈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흥행이 저조했지만 마동석은 뚝심 있게 도전을 이어갔다.

마동석은 과거 장항준 감독의 라디오에서 "나의 흥행 타율은 5할이라고 생각한다. 안 좋은 거다"라며 "하지만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해 찍지 않은 영화가 없다. 영화를 볼 때는 부족해 보일 수 있어도 만든 사람들은 굉장히 치열하게 찍은 것이다. 맛이 좋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기 마련이지만, 그럴 땐 마음이 아프다. 아픈 자식 같은 느낌"이라는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창작 집단 '팀 고릴라'를 꾸리게 된 계기에 대해선 "나는 연기 자체보다는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 배우를 시작했었다. 시나리오 작가분들과 꼭 같이 작업해 보고 싶었고 그래서 '팀 고릴라'를 이끌게 됐다. 함께 시나리오 회의를 하고 기획하면서 작품을 만들어나가고 있는데 색다른 것들을 하려 한다. 배우는 감정을 소비하는 직업이지 않나. '팀 고릴라'와 같은 생산 작업을 하면 에너지가 다시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액션도 몸은 힘들지만 생산해 내는 기분이다"라고 고백했다.

정말로 마동석이 영화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보통 각오가 아니다. 하반신이 마비될 수도 있을 뻔한 사고를 겪어 365일 중 300일이 아프다는 마동석. 그럼에도 관절 주사를 맞아가며 리얼 액션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저는 저를 영화에 다 집어넣고 삶의 포커스를 영화에만 두는 사람이라 그냥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한다.

'범죄도시'도 오직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과감히 8편 제작까지 밀어붙인 것이었다. 마동석은 최근 IZE와의 인터뷰에서 "영화가 시리즈물로 가다 보면 재미없는 편이 나올 수 있다. 그럼에도 제가 계속 '범죄도시' 시리즈를 이어나가는 이유는 프랜차이즈만의 장점이 분명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는 영화하는 사람한테는 꿈 중에 하나다. 시도도 안 해보고 중간에 없어질 거 같다고 안 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발전하려 노력도 해보고 다 해봐야 하지 않겠나. '범죄도시3' 역시 원형 탈모가 생길 정도로 고민하며 만들었고 이번에도 진화한 액션을 보여드리기 위해 몸이 부서져라 노력했다"라고 열의를 불태웠다.

결국 마동석의 진심이 통해 작년 시즌2에 이어 올여름 시즌3까지 쌍천만을 달성, 내년 4편 또한 흥행이 전망되며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 있다.

# 의리 빼면 시체

마동석은 명실상부 '스타 제조기', 선구안도 뛰어나다. 그는 '범죄도시1'을 통해 '장첸' 윤계상을 비롯해 진선규, 최귀화, 김성규, 박지환, 허성태 등의 재발견을 이뤄냈고 이들은 이제 충무로에서 한몫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범죄도시2' 빌런 손석구도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이전에 캐스팅했다. 이번 3편에선 이준혁을 빌런으로 직접 섭외, 반전 재미를 선사했다. 마동석은 악역 캐스팅 기준에 대해 "1편 윤계상을 섭외할 때도, 2편 손석구 때도 '더 유명한 배우가 있는데 왜 캐스팅했느냐'라는 말을 들었다. 이준혁도 그렇고 악역을 덜 해봤던 배우를 뽑아 새로운 재미를 드리고 싶었다"라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더불어 마동석은 처남이자 예정화 남동생 차우진(본명 예동우)의 재능도 알아봤다. 차우진은 2편에선 강해상(손석구)에게 납치당하는 사업가 최용기 역할로 출연했고, 3편에선 공동 각본가로 참여하여 신스틸러 '초롱이(고규필)'를 탄생시켰다. 마동석의 든든한 지원에 힘입어 차우진이 현재까지 쓴 4편의 시나리오 전부는 투자가 완료되었다. 마동석은 "차우진이 쓴 대본 중 한 편은 CJ ENM과 준비 중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다"라고 알린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마동석은 '범죄도시' 시리즈를 무명배우 등용문으로 통하게 만들었다. 그 또한 행인8, 깡패6, 게이 등  단역 시절을 거쳤기에, 많은 무명배우에게 기회의 장을 열어주기 위한 것도 시리즈를 이어가는 이유 중 하나다. 마동석은 "처음부터 '범죄도시' 시리즈가 연기를 잘하는데 기회가 많이 없었던 배우들이 기회를 얻는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계에 새로운 얼굴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매번 1,000명이 넘는 배우들의 오디션을 심사한다. 진선규, 박지환 등이 자기 역할을 잘해 올라가고 빛을 봐서 너무 고맙고 좋았다"라며 후배 양성에 힘썼다.

그는 "'범죄도시'가 잘 돼서 무척 감사한데 그렇다고 달라진 건 없다. 연기에 대한 열정은 똑같고 하던 대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 저도 진짜 가리지 않고 여러 캐릭터를 다 해봤다. 단역부터 시작한 사람이라 그들의 마음이 어떤지 아니까, 편집할 때 단역 친구들의 미세한 분량이 없어진다 하면 그게 계속 가슴에 찔린다. 저도 그랬으니까. 분량의 소중함을 잘 알기에, 최대한 잘 만들어주려 노력을 많이 한다"라고 세심함을 자랑했다. 이는 '범죄도시3'에 출연한 배우 최동구의 이름을 따서 캐릭터 명을 '황동구'로 지은 것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사진=빅펀치엔터테인먼트 제공

# 韓 넘어 할리우드 대세 ★

마동석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로 할리우드 데뷔가 늦어졌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이터널스' 속 길가메시를 시작으로 마블스튜디오와 향후 10년간 총 세 편의 영화 출연 계약을 맺었으며, '헬 다이버'(Hell Divers), '애쉬스'(Ashes·가제) 등 주연으로 대기 중인 할리우드 작품들이 빼곡하다.

그는 비앤씨 콘텐츠 프로듀서 크리스 S. 리와 할리우드 제작사 '고릴라8 프로덕션'을 설립, 제작에도 참여한다. 이처럼 해외에서 마동석을 향한 끊이지 않는 관심에, '범죄도시' 미국 버전 제작도 논의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실베스터 스탤론을 꿈꿨던 마동석이 그가 이끄는 발보아 픽쳐스의 제안으로 '악인전' 리메이크 버전 제작·주연에 나서기도. 이처럼 우상의 뒤를 따라 글로벌을 무대로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는 마동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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