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경향, 정무감 부족…" 광주 북구 내부게시판 의원 품평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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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청 온라인 공무원 익명 커뮤니티에 조롱성 표현으로 구의원 20명 전원을 평가하는 글이 게시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내부 게시판인 만큼, 회기 중 의회를 겪으면서 드는 여러 소회를 밝힐 수 있는 공간이다. 의원들의 언사가 지나치거나 민원성 요구 등으로 합리적 대화가 어려울 때도 많다"면서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오죽하면 그런 글까지 쓰겠느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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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성 표현에 사무국 동료 공무원도 힐난…삭제에도 '떠들썩'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북구청 온라인 공무원 익명 커뮤니티에 조롱성 표현으로 구의원 20명 전원을 평가하는 글이 게시돼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5일 광주 북구·북구의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51분께 구청 공무원 내부 커뮤니티인 새올행정시스템에는 '안타까운 소회(所懷)'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익명으로 쓰인 이 글은 '9대 북구의회 1년을 돌아보면, 감시와 견제의 미명하에 구정에 대해 발목 잡고, 흠집 내기 일쑤며 제 밥그릇 챙기기로 점철(정책 대안 제시 부족)'로 시작한다.
그러면서 북구의회 전 의원 20명의 성을 영문 이니셜로 구분, 일일이 해당 의원에 대한 개인적인 품평을 썼다.
개별 의원을 가리켜 '점잖은 편이나 상대를 가르치려는 경향', '지역에서 평이 다소 갈림', '공격적인 경향', '여성의원이지만 보스 기질이 있음', '정무감각 부족', '8대 의회 구정질문 단골, 현재 변신중(민원 해결)' 등의 표현도 있었다.
의장에 대해서는 '임기 2년차 레임덕 가속화'라고 표현했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이 의회사무국에 의존하는 실태를 비꼬며, 사무국 소속 동료 공무원을 힐난·폄훼하는 내용도 담겼다.
익명 댓글 창에도 '구의원 시험 과목 몇 과목인가요', '참고할만 한 글입니다'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해당 게시글은 의회의 '인신공격성 글을 지워달라'는 요청으로 내부 규정에 따라 1시간 30분여 만에 강제 삭제됐다.
그러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누가 쓴 글이냐', '구청 공무원이 썼다면 의회 경시가 도를 지나쳤다', '의원들에 불만 품은 의회사무국 소속 공무원 소행 아니냐', '6급 이상 간부가 쓴 것 같다' 등 각종 추측이 나와 구청 안팎이 떠들썩하다.
의회는 의회사무국 공무원이 쓴 글인지 여부를 자체 조사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형사 고발 조치 등도 고려하고 있다.
9대 의회 출범 이후 지난 1년간 북구청 집행부·의회 간 갈등의 골은 나날이 깊어지고만 있다.
집행부를 견제·감시해야 하는 주민 대의기관인 의회와 구청이 날 선 공방을 벌이는 일은 다반사지만, 최근에는 감정적 다툼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지난 행정사무 감사 회기 때에도 의원들의 질의 태도, 과도한 발언 등을 두고 구청 게시판에 조롱 섞인 비난 글이 여러 차례 올라온 바 있다.
공무원이 익명에 숨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조롱성 표현으로 주민들이 선출한 대의기관인 의회를 비난하는 행태는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공무원은 "의원 개인의 자질과 품성에 문제가 있더라도, 이번 글처럼 주민 대의기관인 의회를 싸잡아 우스꽝스럽게 매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주민을 위해 봉사해야 하는 공직자가 주민 대표인 선출직 의원들을 모욕한 것은 책임져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들 역시 스스로 위상을 실추시켰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의원들은 본연의 책무는 소홀히 한 채 제 잇속 차리기, 막무가내 질의, 구정 치적 추켜세우기 등으로 도마위에 올랐다.
또 다른 공무원은 "내부 게시판인 만큼, 회기 중 의회를 겪으면서 드는 여러 소회를 밝힐 수 있는 공간이다. 의원들의 언사가 지나치거나 민원성 요구 등으로 합리적 대화가 어려울 때도 많다"면서 "아무리 익명이라지만 오죽하면 그런 글까지 쓰겠느냐"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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