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윤 대통령, 검증 안 된 보고서에 우리 영해와 생명 통째로 맡기나”

박광온 “IAEA 보고서···도쿄전력 용역발주 보고서 수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이튿날인 5일 “윤석열 대통령은 검증조차 안 된 결과에 우리 영해와 우리 생명을 통째로 맡길 셈인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IAEA 결과만 들이밀면서 바다에 내다 버리겠다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IAEA가 설비 점검도 하지 않고 일본이 제출한 자료에 따라 문제없다고 판단했다”며 “최종 보고서에는 ‘다핵종제거설비(ALPS)가 잘 돌아가면 아무 문제 없다, IAEA는 견해만 발표했을 뿐이니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집권여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노력은 고사하고 횟집 퍼포먼스를 이어가면서 국민의 우려를 괴담이라고 비난하기 바쁘다”며 “정부는 1일 1브리핑으로 일본 대변인을 자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안전하다면 자체적으로 해결하면 된다”며 “고체화 방안도 얼마든지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총의를 모으고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한 종합 대책기구를 구성하기로 했다. 당 오염수 해양투기 대책위원회는 재차 일본을 방문해 우려를 전달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오염수 방류 관련 청문회도 추진하기로 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IAEA 최종 보고서는 검증 보고서가 아니라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용역발주 보고서와 같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고서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투기를 권장하거나 승인한 것은 아니라고 했는데 참으로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보고서로 발생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다고 보고서 첫 장에 밝혔다”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IAEA 최종 보고서를 바탕으로 오염수 방류가 합리화될 수 없는 5가지 이유를 제시했다. 그는 “첫째, IAEA는 국민 건강과 생명, 환경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기구가 아니다. 둘째, IAEA는 원자력발전을 중시하는 기구다. 셋째, IAEA는 2015년부터 일본 정부와 해양 투기를 위한 공동 작업을 사실상 함께해왔다. 넷째, IAEA는 검증과정에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과학자를 참여시키지 않아 편향적으로 검증했다. 다섯째, IAEA는 30년 이상 장기간 방출된 방사능이 수산물에 어떻게 농축되는지 과학적 검증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부와 국민의힘은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85% 국민의 불안과 제1야당 민주당의 강력한 반대를 지렛대 삼아 일본과 다시 협상하기 바란다”며 “지금부터 한·일 양국의 상설협의체를 만들어서 국제사회와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검증을 제안하고, 다른 방안 도출에 드는 재정 분담까지 가능하다고 제안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