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충분한 자금과 사업계획 있다면 신규 은행 적극 인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은행업에 공정하고 실효성 있는 경쟁을 도입하기 위해 신규 은행 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5일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지주회장 간담회를 개최해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4개월여 동안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이번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그는 "진입 확대를 통해 경쟁촉진을 추진하겠다면서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허용하겠다"며 "이를 통해 30여년 만에 시중은행 시장에 신규진입이 일어나고 지방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함으로써 기존의 경쟁구도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을 갖고 있다면, 신규 인가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확대에 대해서는 기존 사업성의 성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경쟁촉진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되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역사가 일천하고 외국에서도 성과가 혼재되어 있다"며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 및 장·단점을 인가심사과정에서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업무 중 특정분야에 전문화하고자 하는 진입 수요가 있고 안정적이고 실현가능한 사업계획이 제시된다면 탄력적인 인가 심사를 통해 진입을 적극 허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은행권 외 금융회사들이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방침이다. 저축은행의 인수·합병을 활성화해 예금과 대출 시장의 경쟁을 높이고, 금융과 정보기술(IT)간의 협업도 강화해 경쟁력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일련의 과정에서 금융지주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업무범위나 계열사간 데이터 활용, 업무위탁, 비금융회사 소유 등에 대해 제약이 있었다"며 "이러한 금융지주 규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조만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개선방안이 그간 누적되어온 비판과 질책에 대응해 은행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혁신과 경쟁의 성과를 국민들과 나누어 갖는 상생금융 관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금융권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각 금융회사가 기 발표한 상생금융 방안을 최대한 조기에 집행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조속히 가시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상생금융을 통한 취약차주 지원은 연체예방을 통한 자산건전성 관리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금융권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부합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최근 영국에서도 정부-금융당국-금융회사간 협약을 체결해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차주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과제별 세부계획에 따라 신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은행권 경쟁 촉진 등에 대한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이기 위해 민간전문가·업권 등과 긴밀히 소통해 추가적인 과제를 지속 발굴한다는 계획이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