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사현장서 5m 펜스 인도 덮쳐…할머니·손자 '날벼락'

이소은 기자 2023. 7. 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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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는 지난 5월 말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가 수작업으로 연결 부위를 풀면서 하나하나 철거하던 중에 손으로 잡고 있던 펜스를 놓치면서 인도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고 이후 당사자들과 치료비 등 보상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10월에는 DL건설이 시공하던 경기도 성남 아파트공사 현장에서 안전펜스가 인도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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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 안전펜스가 설치돼있다./사진=뉴스1 (이 사진은 해당 현장과 관련이 없음)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A아파트 건설현장. 할머니와 손자는 여느때처럼 아파트 현장 옆 인도를 지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 사람키 3배를 넘는 높이의 펜스가 파도타기를 하듯 이들 쪽으로 쏟아졌다. 먼저 알아챈 할머니가 팔을 뻗어 막으면서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아이 엄마는 "어머니와 아이를 잃을 뻔 했다"며 분노했다.

사고는 지난 5월 말 동부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입주를 앞두고 공사 막바지에 임시펜스의 철거 작업이 이뤄지던 중이었다. 펜스는 하나가 가로 50cm·세로 5m 크기로, 서로 연결된 채 공사현장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장 근로자가 수작업으로 연결 부위를 풀면서 하나하나 철거하던 중에 손으로 잡고 있던 펜스를 놓치면서 인도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고 이후 당사자들과 치료비 등 보상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펜스 철거 과정에서 주변 보행자 통제 등 안전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아이가 혼자 지나가던 길이었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다.

피해자의 딸 B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통해 사고 사실을 공개하면서 "인도에는 어떤 표시나 푯말도 없었고 안전관리 하는 사람도 없었다"며 "아이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길인데 관리하는 사람 하나 없이 지나가는 사람 확인도 안하고 어떻게 혼자 철거작업을 할 수 있냐"고 따졌다.

건설현장의 안전펜스 관련 사고는 지난해에도 여러차례 발생했다. 안전을 지키고자 설치한 펜스가 도리어 안전사고의 주범이 되고 있는 것.

작년 5월에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던 부산의 한 아파트 현장에서 임시통로를 지나가던 행인이 1m 높이의 안전가림막에 깔려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10월에는 DL건설이 시공하던 경기도 성남 아파트공사 현장에서 안전펜스가 인도를 덮쳤다. 새벽시간이어서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철거건물 붕괴사고, 작년 광주'화정아이파크' 참사에 이어 올해 인천 '검단안단테자이' 지하주차장 붕괴사고까지 이어지면서 정부도 건설공사 현장의 안전관리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 3~4월 전국 1972개 건설현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 총 4681건의 지적사항을 적발했다. 김규철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안전취약 및 부실시공 우려 현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점검 강화와 강력조치로 품질과 안전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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