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지방은행→시중은행 전환 적극 허용"…TF결과 발표
지방은행→시중은행, 저축은행→지방은행으로의 전환 적극 검토
"실효적인 경쟁자가 단시일 내에 출현 가능"
인터넷전문은행, 현 영업중인 3사에 대한 평가 바탕으로 인가 심사 고려
비은행권 지급결제 업무 확대 및 허용, 사실상 불발…"지속적으로 검토"
금융당국이 5일 은행권 과점 해소 및 경쟁 촉진을 위해 지방은행 등 기존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해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시중은행·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월부터 진행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결과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간 TF는 △은행권 경쟁 촉진 △금리 체계 개선 △금융회사의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 체계 △손실흡수 능력 제고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 과제를 논의했다. 지난 15일까지 12차례 실무작업반 회의를 거쳤다.
금융당국은 우선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 진입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저축은행이 지방은행으로 전환을 신청하는 경우 전환 요건 충족 여부를 심사해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구은행이 시중은행 전환을 타진하고 있다고 금융당국은 밝혔다. 만일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30년만의 새로운 시중은행 출현이자, 지역에 본점을 둔 시중은행이 출현한다는 의미가 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은행업 영위 경험이 있는 주체가 업무영역이나 규모를 확대하는 것으로, 안정적이며 실효적인 경쟁자가 단시일 내에 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시장으로 바꾸어 나갈 것"이라면서 "실제로 경쟁자가 진입하지 않더라도 언제든 경쟁자가 생길 수 있다는 것, 즉,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 인식 하게 되면 경쟁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또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종전에는 신규인가가 사실상 금융당국이 인가 방침을 발표한 이후에야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충분한 자금력과 실현 가능한 사업 계획만 있다면 언제든 은행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김 부위원장은 "오랜기간 영업을 지속해오며 그 성과와 국민경제에 대한 영향평가가 어느정도 이뤄져 온 기존 은행과는 달리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현재 영업 중인 3개 사의 성과 및 국민경제에 대한 영향에 대한 평가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며 "향후 인가 심사 과정에서 이런 요인들까지 함께 고려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화전문은행의 경우 당장 특화전문은행을 위한 제도를 도입하기 보다는 우선 특화분야에 전문화된 신규 인가 신청 시 현행 제도의 틀 내에서 신청하는 영업 특성에 따라 인적, 물적 요건을 탄력적으로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앞서 미국 SVB를 특화은행 도입을 위한 주요 성공 사례로 제시하며 "소상공인, 벤처기업 등에 대한 관계형금융‧신용평가고도화 등을 통해 기존 은행서비스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지만 SVB 사태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김 부위원장은 "SVB사태가 일어나며 건전성이나 유동성에 대해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 제도 하에서 검토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향후 특화전문은행에 대해 새로운 검토가 필요하다면 그 때 새로운 제도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또 저축은행 업권 경쟁력 촉진을 위한 저축은행 영업규제를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저축은행 인가지침 개선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적용되는 건전성 규제를 완화해 기업 대출 여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원화예대율(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으로 나눈 비율) 규제가 적용되는 은행의 규모를 원화대출금 4조원 이상으로 완화한다. 또 본지점차입금 중 장기차입 전체와 단기차입금을 원화예수금으로 인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대율 완화로 외은 지점의 국내 기업대출 공급 여력은 12조 2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금융위는 추정했다.
증권사 등 비은행권의 지급결제 업무 확대·허용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 최종 대부자인 한국은행이 강한 반대의견을 낸 영향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대행결제 금액 급증과 '디지털런' 발생 위험 증대 등에 따라 지급결제시스템 안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우려다.
한은은 앞선 회의에서 "전 세계에서 엄격한 결제리스크 관리가 담보되지 않은 채 비은행권에 소액결제시스템 참가를 전면 허용한 사례는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금웅당국은 또 지난 5월 개시, 실시 중인 대환대출인프라 등 기존 금융회사 간 금리 경쟁도 촉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연내에 신용대출에서 주담대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온라인 예금중개서비스 역시 지난달 16개 사업자를 추가 선정하는 등, 본격 개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예대금리차 공시도 신규 취급액 외에도 잔액기준을 추가하고 전세대출 금리도 비교에 포함하는 등 다양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7월말부터 바뀐 제도에 따라 공시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금융당국은 설명했다.
앞서 발표한대로 고정금리 등 금리변동이 작은 대출상품을 활성화하는 등 금리변동에 따른 리스크 부담 완화 역시 추진한다. 또 은행별 전체 가계대출의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시계열로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공시 항목을 세분화하고, 은행별 자체 금리산정 점검 시 대출금리 조정속도와 폭의 합리성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또 경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은행권 수익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갖추는 데 활용될 수 있도록 자본 확충·충당금 적립 제도 역시 정비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은행권 경쟁과 혁신을 촉진함으로써 가격과 서비스에 대한 실질적인 경쟁을 불러일으켜 국민들에게 금리인하, 선택권 확대 등 금융편익을 제고하고, 은행권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공공적 역할을 수행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은행이 미래에 대비해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고 위기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고, 은행권이 적극적인 혁신과 해외 진출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여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작업이 이번 TF로 끝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도 금융당국은 금융권, 민간전문가 등과 긴밀하게 소통해 추가적인 과제들을 제속 발굴하고 추진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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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초롱 기자 pc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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