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장녀 "아버지 동상보다 지게부대원 위령비 제막식 먼저"

지게부대원 위령비/뉴스1

(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아버지 동상 제막식에 앞서 다부동전투에서 산화한 지게부대원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위령비 제막식을 먼저 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5일 오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지게부대원 후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전쟁 당시 다부동전투에서 산화한 지게부대원들의 애국심과 애향심을 기리는 '다부동전투 참전 주민 위령비 제막식'이 열렸다.

제막식은 "주민의 희생을 먼저 기려야 한다"는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 여사의 뜻에 따라 이날 오후 열리는 백 장군 동상 제막식에 앞서 개최됐다.

제막식은 지게부대 관련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백 여사의 제막사, 지게부대 유족 대표인 전병규 경일대 교수의 기념사, 김재욱 칠곡군수의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위령비에는 '지게부대가 없었다면 최소한 10만명의 미군을 추가로 파병했어야 했다'는 6·25 참전 제임스 밴플리트 당시 미8군 사령관의 어록이 적혀 있다.

백 여사는 위령비 건립에 필요한 1500만원과 행사 진행에 사용될 1000만원을 모두 자비로 부담했다.

높이 1.6m, 너비 1.6m 크기로 제작된 위령비에는 "군번도 계급장도 없이 무명옷차림으로 포탄과 식량을 짊어지고 가파른 고지를 오르던 지게부대원들은 포화 속을 누비다 하루 평균 50여명이 전사했다"며 "백선엽 장군은 다부동 전투의 승리는 지게부대원의 고귀한 희생과 숭고한 헌신이 스며있다고 항상 말씀했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백 여사는 "아버지는 국군을 도운 주민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계셨다. 아버지의 뜻에 따라 칠곡군과 함께 위령비를 마련하고 제막식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백선엽 장군 동상 제막식은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박민식 보훈부장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이철우 경북도지사, 구자근·정희용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국민성금 등 5억원을 들여 만든 이 동상은 높이 4.2m, 너비 1.5m다.

제막식에 이어 육군본부 주관으로 박정환 육군참모총장, 러케머라 한미연합사령관,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백 장군 서거 3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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