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단속기 납품 대가 수천만원 챙긴 양산시 공무원 징역형

계약 돕는 대가로 업체 브로커로부터 6300만원 받아
"친해서 받은 것" 항변했지만…법원 "국민 신뢰 훼손"

무인교통감시장치와 방범용 폐쇄회로(CC)TV 납품 계약을 대가로 브로커에게 수천만원을 받아 챙긴 양산시청 공무원에게 징역형이 내려졌다. (관련기사 3.6 CBS노컷뉴스='무인단속기 납품 비리' 부산·경남 공무원 무더기 기소)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양산시청 공무원 A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8천만 원, 추징금 4800만 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2월부터 2021년 6월까지 여러 CCTV 제조업체의 브로커 역할을 한 B씨에게서 납품 계약 체결을 돕는 대가로 6300만 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또 다른 인사 브로커 C씨는 사무관 승진을 눈앞에 둔 A씨에게 "인맥을 이용해 승진을 돕겠다"며 접근해 대가를 요구했다.

이에 A씨는 10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B씨에게 3천만 원을 요구했고, B씨는 A씨가 승진하게 되면 납품 업체를 선정할 권한이 생긴다고 판단해 A씨가 요구한 돈을 건넸다.

하지만 그해 승진에 실패한 A씨는 이듬해인 2021년 6월에도 납품 계약 체결을 돕겠다며 승진에 필요한 비용 3천만 원을 B씨에게 재차 요구해 받아 챙겼다.

이 밖에도 A씨는 2020년 2월과 12월 식당에서 B씨를 만나 계약 체결을 대가로 현금 100만 원과 200만 원을 받았다.

실제로 B씨가 담당한 업체 4곳은 2020년 1월에서 6월 사이 양산시청과 4차례에 걸쳐 8억 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시청 무인교통감시장치와 방범용 CCTV 예산 배정, 사업 현황, 계약 관련 정보를 수시로 알려줬고 실무를 담당하는 동료 공무원을 B씨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브로커 B씨는 업체들로부터 수수료 1억 412만 원을 받았다.

A씨는 재판에서 B씨와 친해서 돈을 받은 것이지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무원 업무의 공정성 등에 대한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며 "다만 뇌물 가운데 3천만 원을 반환했고, 오랜 기간 공직자로 성실하게 근무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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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박진홍 기자 jhp@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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