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빅보이'의 위기, 자리가 없다...꾸준한 출전 기회 약속 받고 군 입대까지 미뤘는데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타율 0.185(65타수 12안타) 3홈런 12타점 장타율 0.369 OPS 0.645
'잠실 빅보이' 이재원의 올 시즌 성적이다. 두 차례 부상의 여파가 있다고는 하지만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중 가장 낮은 타격 지표다. 특히 6월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이재원의 6월 타율은 0.074(27타수 2안타)다. 장점인 홈런은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고 삼진은 15번이나 당했다. 5월 부상 복귀 이후 15경기서 타율 0.270 3홈런 10타점으로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던 터라 두 번째 부상 타이밍이 아쉽다.
이런 추세라면 최악의 경우 과거 LG의 수많은 거포 유망주처럼 꿈을 피우지 못한 채 기회를 잃을 수 있다. LG는 어떻게 해서든 이재원을 살려내야 한다.
이재원은 타구 스피드와 비거리에서 탁월함을 과시하는 등 발군의 파워를 지닌 타자다. 지난 5월 KT를 상대로 기록한 홈런의 타구 스피드는 177.8km였고 비거리는 136m였다. 언제든지 170km 이상의 타구 스피드를 만들 수 있는 메이저리그 최상위급 파워를 지녔다.
염경엽 감독도 이런 이재원의 재능이 탐났다. 지난가을 LG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 이재원은 상무 야구단에 입대할 예정이었지만 염경엽 감독이 만류했다. 박병호를 홈런왕으로 키운 적 있는 염경엽 감독은 이재원을 '제2의 박병호'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재원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위해 "앞으로 1루수로 하위타선에 꾸준히 출전시키겠다. 그에게 필요한 건 기회다"라며 꾸준한 출전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재원이 옆구리를 다치며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하며 계획이 틀어졌다. 부상을 당한 사이 1루수 경험이 있는 오스틴이 1루로 자리 잡고, 외야는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에 이어 문성주가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이재원이 부상에서 돌아왔을 때는 1루도 외야도 자리가 없었다.
결국 이재원은 간헐적으로 선발 출전하거나 대타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SSG와의 치열한 선두 싸움으로 이재원에게 기회를 줄 여유가 없는 것도 악재다. 꾸준히 하위타선에 배치해 타석에서의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면서 성장을 돕겠다는 염경엽 감독의 구상은 이런저런 이유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긴 이르다.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본격적인 무더위 시작되고 주전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할 때 이재원에게 다시 한번 더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 과연 이재원이 이 기회를 살려 과거 LG의 거포 유망주들과는 달리 포텐을 폭발시켜 LG가 그토록 고대하던 우타거포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상 이후 좀처럼 타격 컨디션을 찾지 못한 채 1할대 타율에 머물고 있는 LG 이재원.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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