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저지르고 학교 드나든 경남 중학교 교장 ‘실형’

여성 교직원을 위력으로 간음·추행 혐의

[아이뉴스24 이상욱 기자] 경상남도교육청의 성범죄 근절 공언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이번에는 현직 교장이 성범죄로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 형사2단독(민병국 부장판사)은 지난 5월 25일 피감독자간음과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업무상위력등에의한추행) 혐의로 기소된 경상남도 진주시 대곡면의 한 중학교 교장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사진 가운데)이 지난 2020년 7월 20일 경상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학교 내 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A씨는 업무 고용 관계로 인해서 자신의 감독을 받는 여성 교직원 B씨를 위력으로 간음·추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잊을만하면 불거지는 교직원 성범죄 관련 의혹에 경남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박종훈 경상남도 교육감은 지난 2015년 8월 ‘성범죄 예방근절 대책’을 발표하면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 여자 화장실 몰래카메라 설치와 직원 상습 성희롱 등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 경남에서 성범죄로 수사받은 교원은 5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진 2020년과 2021년 당시에도 성범죄 수사를 받은 경남 교원은 각각 6명과 7명에 달했다.

이번에는 교직원들에 이어 학교의 성 비위 예방과 대응을 총괄하는 관리 책임자인 교장의 실형 선고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경남교육청은 성범죄의 오명을 씻을 수 없게 됐다.

◆ 법원 선고 이후 뒤늦게 감찰 나선 경남교육청…‘무관용 원칙’ 무색

이번 사건에 대한 경남교육청의 미온적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B씨가 A씨를 경찰에 고소한 지 2년이 지났다. 하지만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3월 A씨를 직위해제하고, 이 학교 재단에 A씨의 파면 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만 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학교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징계를 보류했고, 결국 A씨가 학교 재단 이사장 자리도 유지한 채 학교를 드나드는 상황을 자초했다.

특히 수사기관은 교육청에 교원의 범죄사실을 통보하는데, 경남교육청은 1심 판결이 끝난 지난달 19일에서야 해당 학교에 감찰을 나갔다. 이처럼 경남교육청이 2년 동안 징계 요구 관련 공문만 보내고, 현장 감찰을 뒤늦게 진행한 탓에 학교 측은 지난해 정기 종합감사 결과 별다른 조치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각 학교 이사회의 결정 사항에 따를뿐 교육청에서도 심의를 요구하는 것 외에 달리 어찌할 도리가 없다”면서 “학교 재단 이사회가 지난 1일 A씨의 징계위원회 회부 결정 사실을 통보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경남의 한 교육관계자는 “사립학교 이사회가 법 위에 있는 것이냐. 사립학교 교원은 무소불위라는 뜻인가”라며 “각 학교를 관리 감독해야 할 교육청의 미온적 태도로 인해 사립학교 성범죄와 각종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쉬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창원=이상욱 기자(lsw3032@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