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신용과 의리냐···한화 폭약 직판에 60년 상생 깨졌다” [서경X파일]

광주=박지훈 기자 2023. 7. 5. 09: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화그룹의 경영 철학은 '신용과 의리'다.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임직원과 고객은 물론 더 나아가 인류를 아끼고 중시하는 '신용과 의리'의 경영 철학은 수십여년 간 한화를 더 높이 도약하게 한 핵심 정신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화가 산업용 폭약의 직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십여 년 간 자신들과 상생을 이어 온 영세한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과 의리'를 져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울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전남서부화약 ‘한화 갑질’ 긴급호소문
전라남도 서부권서 1960년대부터
건설현장 등에 산업용 폭탄 주판매
갑자기 한화에서 주거래처 빼앗아
영세업 생존권 빼앗은 대기업 횡포
한화 “가격 문제 고객 민원 많았다”
1960년대부터 한화와 함께 상생을 이어오고 있는 ㈜전남서부화약은 지난 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자리 잡은 한화 호남지사 폭약 저장소 앞에서 임직원 일동으로 “한화는 직판탈취한 기존거래처를 즉각 돌려달라”는 내용의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사진 제공=전남서부화약
[서울경제]

한화그룹의 경영 철학은 ‘신용과 의리’다.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임직원과 고객은 물론 더 나아가 인류를 아끼고 중시하는 ‘신용과 의리’의 경영 철학은 수십여년 간 한화를 더 높이 도약하게 한 핵심 정신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최근 한화가 산업용 폭약의 직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수십여 년 간 자신들과 상생을 이어 온 영세한 기업을 대상으로 ‘신용과 의리’를 져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울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960년대부터 한화와 함께 상생을 이어오고 있는 ㈜전남서부화약은 지난 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자리 잡은 한화 호남지사 폭약 저장소 앞에서 임직원 일동으로 긴급 호소문을 발표했다.

전남서부화약은 전라남도 서부권 건설 현장 등에 산업용 화약을 판매하고 있는 한화의 대리점이다. 이들은 “한화의 ‘갑질’로 한순간에 생계를 잃을 위기에 처하고 있다. 한화가 기존 거래처까지 잠식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지금껏 빼앗긴 거래처는 모두 한화의 계약 업체 현장”이라며 “한화는 직판이 본격화된 올해 초부터 업체 수를 두 배 이상 확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계약 업체 제도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에 저촉될 것이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산업용화학류의 제조·운반·사용 등과 관련해 법률 상 공공의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규제하고 있는데,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것과 대비해 한화는 장거리 운반이 불가피 하고 이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남서부화약은 이 같은 한화의 행위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횡포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전남서부화약은 “한화는 대리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남용 행위를 하고 있다”며 “대리점의 생존권을 짓밟는 한화는 직판을 즉각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더욱이 이들은 지난해 연 매출 총 70조 원을 달성한 한화가 고작 매출 총이 1500억 원(전국 기준) 수준에 그친 화약류 도매시장까지 잠식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뒤, 그동안의 상생 협력을 강조해 온 한화의 비전과 가치에 상반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에 한화의 한 관계자는 “화약 가격(전남서부화약)을 높여서 받고 있다는 항의와 민원이 수차례 제기됐다. 여기에 운반비 까지 더하면서 고객들의 민원이 굉장히 많아 이대로 방치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만큼 직판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남서부화약은 이 같은 한화 관계자의 발언에 즉각 반발했다. 전남서부화약의 한 관계자는 “한화와 함께 한지 60년이 넘었다. 말이 되는 소리냐”라며 “화약 특성상 안전 관리 등 소요되는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은 뻔히 알고 있을 것이고, 다른 지역 대리점도 똑같은 상황이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그러면서 “사실상 업체별 순이익은 1억 원에도 못 미치는 곳도 많을 정도로 그만큼 사업 규모가 영세하다”고 말했다.

광주=박지훈 기자 jhp9900@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