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영원한 이야기꾼 할아버지… 다시 못 들을 옛이야기 그리워요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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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의 영원한 이야기꾼에게.
할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제 옆에 사계절 내내 계시며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그래서 사계절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슬퍼했던 '저의 영원한 이야기꾼' 할아버지께 그간 못 다 표현한 그리운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고이고이 편지를 써보려고 해요.
할아버지께서 제게 마지막으로 이야기꾼이 되어 사계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게. 저는 그 전까지만 해도 솔직히 할아버지랑 같이 등교하고, 하교하는 일상이 싫고 창피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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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나의 영원한 이야기꾼에게.
안녕하세요, 나의 영원한 이야기꾼인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보면 항상 사계절이 떠올라요. 할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제 옆에 사계절 내내 계시며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셨어요. 근데 어느 순간부턴가 할아버지께서 제 곁에서 사라지셨어요. 저는 그때 ‘아몬드’라는 책에서 나온 주인공의 마음을 알았던 것 같아요. 제일 사랑하고 미안했던 사람이 제 눈앞에서 사라지는 기분 말이죠. 그래서 사계절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슬퍼했던 ‘저의 영원한 이야기꾼’ 할아버지께 그간 못 다 표현한 그리운 마음을 담아 정성스럽게 고이고이 편지를 써보려고 해요.
2021년 12월 즈음이었죠. 할아버지께서 제게 마지막으로 이야기꾼이 되어 사계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신 게…. 저는 그 전까지만 해도 솔직히 할아버지랑 같이 등교하고, 하교하는 일상이 싫고 창피했어요. 다른 친구들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친구’들과 같이 가는데 ‘나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창피했던 것 같아요. 요즘은 오히려 옆에 할아버지가 있어 단둘이 걸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옛날에 할아버지와 걸으며 창피해하던 어린 저 자신이 더 창피하게 보이더라고요.
저는 더 이상 저 자신이 부끄럽지 않게 할아버지께서 해주신 재밌는 옛날이야기를 되새겨보려고 해요. 할아버지께선 특히 당신께서 어떤 일을 했고, 어떤 고생을 하며 살아왔는지 이야기해 주셨어요.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고생한 흔적들과 이야기들이 저를 후회하게 하며,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 거였어요. 제가 이렇게 참회하고, 할아버지를 그리워하고 미안해하는 마음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직전에 제 손을 잡고 하셨던 말씀 덕분이었어요.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이 할아버지가 너에게 그동안 창피함을 느끼게 해준 것이 너를 더 미안하게 한단다. 그러니 너 자신을 미워하지 말고 살아라.”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그 말에 보답하고, 고마운 마음에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이겠죠?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제 제가 다른 사람의 손을 잡아줄게요. 그러니 더 이상 걱정하지 마시고, 이제 아프지도 마시고 기쁜 마음으로 제 손을 잡아주세요!
이야기꾼의 손을 잡아주고 싶은 손자, 건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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