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국내 대기업 중국법인 매출 13.1%↓… 현대차 75% 급감

이한듬 기자 2023. 7. 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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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중국법인 매출이 6년새 13.1% 줄었다. /사진=로이터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이 본격화한 2016년 이후 국내 대기업의 중국법인 매출이 13%넘게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사업이 어려워 지면서 매각하거나 청산된 현지 법인 수도 46곳에 달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중국 한한령 등이 본격화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매출액을 조사해 5일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기업의 합산 매출은 2016년 127조7292억원에서 지난해 111조424억원으로 13.1%(16조6868억원) 감소했다.

특히 배터리, 반도체 관련 기업을 제외하면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은 같은 기간 117조2300억원에서 73조4485억원으로 43조7815억원(37.3%)나 급감했다.

6년 동안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매각되거나 청산된 중국법인은 46곳이었다. 매각된 중국 생산법인은 30개사, 청산된 법인은 16개사다. 매각된 중국법인의 매출액은 2016년 기준 6조5945억원, 청산 법인은 13조1981억원이다.

한한령으로 국내 기업들에 대한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 미·중 무역 갈등, 공급망 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대 중국 사업이 후퇴를 거듭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6년 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원으로, 15조2284억원 급감했다. 국내 기업 중 10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 중국법인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8%(7조9161억원)나 급락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동안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가 추락하면서 부품 업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1조7051억원으로, 2016년 8조8746억원과 비교해 80.8%(7조1695억원) 줄었다.

현대트랜시스 중국법인 매출 감소율은 55.1%나 됐고,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부문 위축으로 2016년 17조1236억원이었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지난해 43.5% 감소한 9조6798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중국 생산법인 'Samsung Electronics Huizhou'를 청산한 것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와 전재 대표기업의 중국 사업이 부진했던 반면 배터리·반도체 기업들은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액은 12조8458억원으로 2016년 2조4167억원 대비 무려 431.6%(10조4291억원)나 급증했다.

삼성SDI 중국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250억원으로 6년새 483.5%(4조4952억원)나 확대됐고 2019년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SK온은 지난해 2조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반도체의 매출도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China) Semiconductor'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5조527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3조6억원에서 7조5454억원으로 4조5448억원 늘었다.

이외에 LG화학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179.4%나 치솟았고,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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