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버리지 않을거지?”…상처 투성이 동반자 맞이하는 시진핑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7. 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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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주재로 화상회의 형식 진행
식량안보·기후위기 등 안건 다뤄
본인 ‘권력 건재함’ 과시 주력할듯
푸틴 대하는 中시진핑 태도도 관심
반란 사태를 수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시 다른 나라들과의 정상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푸틴 대통령은 상하이협력기구(SCO)에 화상으로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정상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내부 반란 사태 마무리 이후 처음 국제외교 무대에 복귀한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4일 SCO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24일 반란을 일으킨 지 약 10일 만에 공식 외교 행보에 나선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SCO는 지난 2001년 7월 15일 설립된 국제조직으로 회원국들 간 정치·경제·안보 협력 등을 도모한다. SCO에는 중·러를 비롯해 인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파키스탄 등 8개국이 속해있다.

이번 SCO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인 외교무대 복귀를 노리는 푸틴 대통령은 ‘친(親) 러 성향’ 국가 정상들과 교류하며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과 나머지 회원국 정상들을 비롯해 이번 SCO를 주재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정상회의에서는 식량안보·경제·기후위기 등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안건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회의에 앞서 낸 성명을 통해 “각 국 정상들은 지난 1년 동안의 SCO 성과를 점검하고 회원국 간 협력을 다각적으로 확대·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아울러 현재 돌아가는 국제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성명에 나온 ‘국제정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전황과 향후 전략 등을 공유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CNN은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태 이후 처음으로 SCO에 참여해 시 주석과 회담을 진행하는 만큼 전 세계의 시선이 SCO에 참여하는 푸틴 대통령에게 쏠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회의를 주재하는 인도 입장에서는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 러시아의 지지 호소에 적극 반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알제리계 10대 청소년 나엘(17)의 경찰 총격 사망에 따른 이민자들의 분노 시위가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드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커지는 만큼 러시아와 서방 관계를 중재해 인도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도모할 거란 분석이다. 인도는 여전히 군사무기 등 자국 국방 수요의 약 50%를 러시아로부터 충당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러시아를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이 이번 회의에서 어떻게 비춰질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의 견제와 맞서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의 입장에서는 내부 반란 사태를 마무리한 현 상황에서 G2인 중국과의 공고한 동맹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자신의 권력이 여전함을 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와의 관계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던 시 주석은 최근 러시아 내부 반란 사태 이후 푸틴의 절대권력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RAND)’ 연구소의 데릭 그로스먼 국방 부문 선임연구원은 “만약 푸틴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면 이들 정상은 서로 양 옆에 마주 서면서 건재함을 과시했을 것”이라며 “만약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의에서 조금이라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다면 아무리 ‘절대권력’이라고 해도 내부 반란에는 취약하다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심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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