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주년 디즈니 ‘최악의 나날’…한국 콘텐츠로 살아날까

남지은 2023. 7. 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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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5일 시작하는 <형사록> 시즌2. 디즈니플러스코리아 제공

창립 100주년인데 웃을 수가 없다. 월트디즈니컴퍼니(디즈니) 얘기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한 뒤로 상반기 직원 7천여명을 감축했다. <토이 스토리> <인크레더블> 등을 만든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제작 자회사 픽사도 칼바람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5월 해고된 픽사 직원 75명(6%) 중에는 흥행 실패한 <버즈 라이트이어>의 감독과 프로듀서도 포함됐다. 디즈니가 넷플릭스에 맞서 만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 사업 자체를 철수한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디즈니의 부진은 영화 흥행 실패에 더해 디즈니플러스 적자 행진 탓이 크다. 지난 1분기에 디즈니플러스는 6억5900만달러 영업손실을 내고, 가입자 수는 전기 대비 400만명 감소한 1억5780만명을 기록했다. 디즈니플러스는 계속되는 적자에 캐나다 등에서 이미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중단했다. 2021년 11월12일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에서도 최근 사실상 오리지널 콘텐츠팀 해체를 결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팀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라며 “디즈니플러스는 <카지노>처럼 직접 투자한 독점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는, 방송사 프로그램 제작에 투자하거나 방영권만 사오는 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8월 방영 예정인 <무빙>. 디즈니플러스코리아 제공

2003년 픽사, 2006년 마블, 2012년 루커스필름, 2019년 21세기 폭스사를 인수하며 디즈니는 몸집을 키워왔지만 오티티 사업 진출은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즈니는 ‘마블’이나 ‘스타워즈’ 시리즈 등 다른 오티티에 제공해온 콘텐츠를 독점으로 내보내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에서 오티티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디즈니는 2019년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종료했다. 디즈니플러스코리아에서 프로그램을 만든 적 있는 한 피디는 “디즈니플러스는 마블 · 스타워즈 시리즈 등 디즈니 세계관을 좋아한 이들이 주로 가입해서 봤는데 단발성 영화만 갖고 가입자를 묶어둘 수는 없다. 다른 킬러콘텐츠가 나오지 못했다” 고 말했다.

디즈니플러스코리아의 경우만 봐도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커넥트> 등을 선보였지만, <카지노> 외에는 화제작이 없다. 유재석을 내세운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는 반응이 나쁘지 않았지만, 수백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들어지는 경쟁사 드라마에 맞설 콘텐츠로는 역부족이었다. 이 피디는 “전 회차 몰아보기로 바뀐 시청행태에 적절하게 대응한 넷플릭스와 달리, 디즈니플러스는 주 1~2회 공개 방식을 앞세우면서 국내 시청자들의 흥미를 떨어뜨렸다”고 했다. 디즈니플러스코리아의 5월 기준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179만명으로 넷플릭스(1153만명)는 물론, 티빙(514만명), 웨이브(391만명), 쿠팡플레이(431만명)에 훨씬 못 미친다.

<형사록> <무빙> <비질란테> 등 7월부터 차례로 등장하는 새 작품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다 . 넷플릭스코리아가 <킹덤> <오징어 게임>으로 살아난 것처럼, 디즈니플러스코리아도 회생의 계기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바람이다. 특히 디즈니플러스코리아 서비스 초창기부터 관심을 끌어온 드라마 <무빙>은 8월 방영을 앞두고 있다. 강풀 작가 웹툰 원작 작품으로 조인성·한효주·류승룡·류승범 등이 연기하고 제작비 500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앞서 올해 하반기 첫 작품인 <형사록> 시즌2가 3일 서울 용산의 한 영화관에서 1~2회를 공개했다. 강력계 소속에서 여성청소년수사팀으로 돌아온 형사 김택록(이성민)이 시즌1에 나온 협박범의 배후를 찾는다. 이성민은 시사회에서 “시즌1이 액션이었다면 시즌2는 일종의 스파이물이라 더욱 흥미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재벌집 막내아들>(JTBC)에서 부녀 사이로 나온 김신록(여청계 팀장)과의 연기 대결도 주목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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