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없는 사이' 이지훈 "쥐뿔도 모르는 촌놈, 열정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종합)[인터뷰]
[OSEN=김보라 기자] 가수 지망생 승진(이지훈 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한승연 분)의 거친 싸움이 시작된 건, 승진이 이사한 첫날부터다. 새로운 집에서 마음을 다잡고 오디션 합격에 올인하기로 한 승진은 오래 전부터 옆집에 살고 있던 라니의 방해 공작으로 위기를 맞는다.
조용한 곳에서 하루종일 집중해야 하는 라니는 오디션을 준비하는 승진을 온갖 방법을 동원해 막는다. 이에 질세라 그도 그녀의 예민한 부분을 긁으며 맞불 작전을 놓는다. 방음이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은 격렬하게 대응하지만,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이내 점차 마음을 열게 된다. 벽을 매개로 삼은 남녀의 색다른 데이트가 은근한 설렘을 안기며 미소 짓게 만든다.
이지훈은 4일 오후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원작을 봤는데 벽을 사이에 두고 일어난 일이 특이해서 좋았다. 코로나가 창궐했던 비대면 시대라서 공감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고 영화 ‘빈틈없는 사이’의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오늘(5일) 극장 개봉하는 ‘빈틈없는 사이’(감독 이우철, 제작배급 갤리온엔터테인먼트, 공동배급 영화로운 형제)는 방음이 1도 안 되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게 된 뮤지션 지망생 승진과 피규어 디자이너 라니의 동거인 듯 동거 아닌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프랑스영화 ‘최악의 이웃과 사랑에 빠지는 방법’(2016)을 리메이크했다.
이에 이지훈은 “저는 특히 이우철 감독님이 각색하신 부분에 크게 공감했다. 마치 제 얘기 같아서 감독님에게 ‘너무 좋다’고 말씀을 드렸었다”고 승진 캐릭터와 자신은 닮은 점이 많다고 털어놨다.
‘빈틈 없는 사이’의 극장 개봉을 하루 앞으로 남겨 놓은 그는 “큰 스크린에 제가 나온다는 게 꿈에 그리던 일이라서 행복하고 너무 반갑지만 하루하루 피가 말린다. 내일이 개봉이어서 더 떨린다”는 심경을 전했다. ‘아쉬운 점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아쉬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거다. 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다 같이 최선을 다해서 그런지 후회는 없다”고 작품을 내놓은 소감을 덧붙였다.
그는 지난 주말 ‘빈틈없는 사이’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고규필·김윤성, 그리고 이우철 감독과 함께 서울 홍대 및 건대입구, 강남역 일대에서 게릴라 홍보를 진행했다. 예상 못한 시민들의 큰 호응에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이 영화 관계자들의) 지인이 VIP 시사회의 자리를 가득 메워주신 걸 보고 감사했다. 그분들의 반응은 좋았는데 관객들에게도 이 영화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싶었다. 영화 홍보를 위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관객들이 저희 영화를 보러 와주시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걱정하는 마음에 밥이 안 넘어갔고 잠도 잘 안 왔다. 감독님, 배우들과 카톡을 하다가 ‘이대로 있으면 안 될 거 같은데 저는 홍대, 건대입구로 포스터를 갖고 가려고 한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같이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고규필 형, 김윤성 형과 모이게 됐다. 감독님도 강남역으로 와주셔서 같이 한강 시민공원까지 돌며 홍보했다.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모여서 안전이 걱정됐는데 다행히 조심스럽게 홍보를 진행했다.”
그가 데뷔 후 ‘끝까지 간다’(2014),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2016), ‘아빠는 예쁘다’(2019) 등의 영화에 출연했었지만 장편 상업영화의 주연은 처음이어서 작품에 큰 애정과 높은 열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지훈은 “이우철 감독님은 배우들이 마음껏 표현할 수 있게 많이 열어주셨다. 저와 친구 역의 배우들이 식사하는 장면은 감독님과 상의를 마친 후 다 애드리브였다. 촬영하면서 진짜 재미있었다”며 “시사회 때 보니 관객들이 많이 웃어주셔서 감사하더라. 그래서 저희들끼리 진짜 재미있었다는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촬영기를 돌아봤다.
‘빈틈없는 사이’는 로코지만 그 흔한 스킨십 하나 등장하지 않는다.
“스킨십이 없는 로맨스라서 더욱더 색달랐다”는 이지훈은 “멀리 떨어져서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저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을 생기게 만들 거 같다. 한편으로는 승진과 라니가 얼굴 한 번 본 적 없다가 만나서 갑자기 스킨십을 하는 것도 이상하게 보일 듯하다. 처음엔 스킨십에 대해 고민했었는데 이 둘의 관계에서는 스킨십이 없는 게 보는 사람들에게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승연과 비대면으로 연기를 펼쳤던 것과 관련, “벽을 얇게 만들어 놓아서 그런지 바로 앞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가깝게 들렸다. 물론 서로 어떤 액션을 하는지는 볼 수가 없어서 새로운 경험이긴 했다”라며 “저는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집의 벽 앞에서 상황극을 많이 해봤다. 그렇게 한 달 반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승진이다’라는 상상을 하면서 연습했고, 현장에 가서는 그동안 익혀왔던 것들이 내 몸에 배어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상대배우에게 맡기며 리액션했다”고 밝혔다.
‘학교 2013’으로 2012년 데뷔한 이지훈은 ‘육룡이 나르샤’(2015),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2016), ‘푸른 바다의 전설’(2016), ‘언니는 살아있다’(2017), ‘당신의 하우스헬퍼’(2018), ‘신입사관 구해령’(2019), ‘저녁 같이 드실래요’(2020), ‘달이 뜨는 강’(2021), ‘스폰서’(2022) 등의 드라마에서 다양한 얼굴을 보여줬다.
스크린 주연작 ‘빈틈없는 사이’에서는 승진이 느끼는 감정에 따라 상황을 조밀하게 구성했다. 강렬한 얼굴부터 누구나 대입할 만한 보편적인 매력을 갖춘 배우로서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연기 열정은 어마어마하다. 저와 함께 해주셨던 감독님들이 ‘열정이 어마어마한 놈이다. 현장에서 감독을 괴롭힐 수 있다’고 하시더라.(웃음) 쥐뿔도 모르는 촌놈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열정 하나 있어서였다. 제가 할 줄 아는 게 연기 밖에 없어서 걸을 수 없는 날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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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갤리온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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