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병 대신 그물망 카메라… AI가 24시간 ‘피아 자동식별’ [디펜스 포커스]
과거 오감 의존하던 경계서 탈바꿈
고정초소 감시병 제외 소초에서 대기
적 침투 등 유사시에 기동타격 출동
軍, 2023년 유·무인 복합경계 시범 추진
인공지능 드론·로봇 등 철책선 투입
일각 이미지데이터 활용 딥러닝 제언
전투차량·산짐승·거센 바람도 구별
경계부대 줄이고 후방 화력보강 지적
지난 5월 강원도 양구군 21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 남방한계선임을 알려주는 철책선이 강원도의 험준한 산 능선을 따라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비무장지대(DMZ)를 내려다보니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있는 것은 북방한계선으로 추정되는 불모지와 희미하게 보이는 적의 감시초소(GP) 정도였다. 이마저도 야간에는 칠흑 같은 어둠으로 뒤덮인다.
인구 절벽으로 인한 병력 감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GOP 부대는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는 한반도 동서를 가로지르는 250㎞의 철책선에 10여개의 보병사단이 투입됐지만 병력이 줄어들면 지금과 같은 인원이 경계작전에 투입될 수 없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발표된 ‘국방혁신 4.0 기본계획’에 따라 최전방 철책선 경계를 유·무인 복합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시범부대 선정을 비롯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감지시스템과 감시 카메라에 의한 과학화 단계라면 유·무인 복합체계는 여기에 인공지능(AI) 드론·로봇 등이 철책선에 투입되는 것이다.
AI 기술이 적용되면 동물 혹은 바람 등에 의한 경보인지, 사람이라면 아군인지 적군인지 등이 자동으로 식별이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무인 복합경계 단계에서는 과학화 단계에서 가장 애로사항이었던 ‘오탐률’을 줄이는 것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과학화 장비는 월북자, 귀순자의 여러 움직임을 고려해 설계되다 보니 산짐승이나 거센 바람에도 경보가 울리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인력이 투입돼서 이를 확인해야 했다.
과학장비들은 도입되고 있지만 경계작전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물 샐 틈 없는 철통경계’라는 구호 아래 휴전선에 한줄로 병사를 줄 세우는 선형방어(linear defense) 전략은 이미 과거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최전방 부대 경험이 있는 예비역 지휘관들은 오히려 경계부대의 수를 줄이고 대신 후방부대의 화력과 기동력을 증강해 적의 침투를 빠르게 차단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경계작전의 본연 목표는 귀순자·월북자 단속이 아니라 북한군 남침 조기경보 및 1차 방어, 국지도발 대응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전술을 숙달하기 위해서는 중대급, 대대급 전술훈련이 필요한데 GOP 부대들은 소대 단위로 흩어져 있어 중대급 훈련이 불가능하다. 병력이 감소하는 미래를 대비하고 전투력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최전방 사단 내 1개 대대 정도만 GOP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전부 페바(FEBA·휴전선에서 한발짝 떨어진 전방지역) 부대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DMZ가 형성된 지도 70년이 지났고 병력 구조나 국방기술 등의 변화로 경계작전도 과거와는 양상이 많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복잡하고 다양한 상황들을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향으로 GOP 시스템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양구=구현모 기자 lil@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개월 시한부' 암투병 고백한 오은영의 대장암...원인과 예방법은? [건강+]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속도위반 1만9651번+신호위반 1236번… ‘과태료 전국 1위’는 얼마 낼까 [수민이가 궁금해요]
- '발열·오한·근육통' 감기 아니었네… 일주일만에 459명 당한 '이 병' 확산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
- 예비신랑과 성관계 2번 만에 성병 감염…“지금도 손이 떨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