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뎐 1938’ 우현진, 잊지 못할 첫 작품 그보다 더 잊히지 않을 ‘처음’의 열정[스경X인터뷰]
신인 배우 우현진은 최근 고민하고 만든 싸인에다 자신의 성씨인 ‘우(禹)’와 한자발음이 같은 소(우·牛)를 그렸다.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싸인을 고안한 배경에는 소처럼 우직하게 가고 싶다는 바람을 담은 듯했다.
실제 그런 모습이 있었다. 최근 막을 내린 tvN 드라마 ‘구미호뎐 1938’이 그의 TV 데뷔작이었다. 하지만 직접 만난 우현진에게서는 신인 배우의 패기 못지않게 베테랑의 열정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첫 작품임에도 매사에 집요했고, 절실했다. 그의 일정을 보면 알 수 있다.
“첫 현장이라 미숙하고 물론 선배님들처럼 능숙하진 못해도 촬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고민했어요. 촬영이 없는 날도 선배님들을 보려고 촬영장을 찾곤 했던 것 같아요. 합천이나 대관령 등 먼 촬영장은 힘들었지만, 파주에 세트촬영장이 있어 최대한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가곤 했습니다.”
‘구미호뎐 1938’에서 그는 장여희 역을 연기했다. 낮에는 양품점의 직원으로 밤에는 클럽 파라다이스의 이름 없는 가수로 일하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더 큰 비밀이 있다. 반은 사람, 반은 인어인 캐릭터로 다리가 수중에서는 꼬리로 변하거나, 위급한 상황에는 특수한 초음파로 공격도 할 수 있다.
“요괴로 몇백 년을 산 친구지만 인간의 나이로 따지면 25세의 정도의 친구였어요. 제가 역시 25세로서 가진 것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맑은 성격과 긍정적인 에너지, 사랑에서는 미련하게 직진하는 외유내강의 모습이 저와 닮았어요.”
그의 열정은 배역을 준비하는 데서도 나온다. 장여희 역은 가수였기에 노래, 인어이기에 수영실력이 필요했다. 그는 노래와 스킨스쿠버를 실제로 배웠으며, 말을 타는 장면도 있어 승마 그리고 싸우는 장면에도 출연해 액션스쿨에도 다녀야 했다. 우현진은 이 모든 과정을 2~3개월 안에 압축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과정을 감내했으며, 까마득한 선배 이랑 역 김범과의 호흡도 준비해야 했다.
“선배님은 같은 회사(킹콩 by 스타쉽) 선배님이기도 하셨어요. ‘꽃보다 남자’ ‘거침없이 하이킥’ 작품들을 재미있게 봤었는데, 선배님의 강인한 이미지도 많은 작품을 통해 접했어요. 멋진 선배와 연기를 해서 좋았죠. 워낙 극 중 이랑에 들이대는 캐릭터라 부담을 드릴까 걱정했는데 배역과 작품을 잘 설명해주시면서 저를 잘 이끌어주셨습니다.”
촬영 현장에는 김범뿐 아니라 이동욱, 김승화 등 같은 소속사 배우들이 다수 출연했다. 뿐만 아니라 김소연, 류경수 등 많은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들의 연기 하나하나를 눈에 넣으려 노력했다.
이러한 열정은 우현진이 배우가 된 과정을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배우를 하고 싶다며 연고도 없는 서울로 혼자 전학을 왔다. 원래 진지하게 사회복지나 심리학 등을 전공할 생각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사람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에 연기에 급격하게 끌렸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빨리 독립할 수 있는 상황이었어요. 집에 있을 때도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거든요. 고기 불판도 닦아보고, 모델의 옷을 미리 입어보는 아르바이트도 했었죠. 어떤 일이 있어도 가고 싶었던 한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입학을 위해서 모든 할 수 있는 걸 할 테니 ‘하늘에서 운만 점지해주시라’ 그런 마음으로 살았던 것 같아요.”
입학보다 학사과정을 이어가는 일이 더 힘들다고 알려진 한예종에서 그는 4학년으로 수업도 열심히 듣고 있다. 물론 외부활동도 있지만 ‘어렵게 들어왔으니, 모든 커리큘럼을 다 해보고 싶다. 공연도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매달리고 있다. 20대의 어린 배우지만, 자신의 삶에서 꿈을 정립하고 후회없이 자신을 내던지며 또한 그 결과에 있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그릇의 크기’가 느껴졌다.
“배우라는 일을 좋아서 시작하지만 결국 일이 되고 업(業)이 되면 좌절의 순간도 들어오게 되더라고요. 배우는 결국 기회를 기다리는 일이고, 하고 싶은 마음으로는 다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도 그랬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책임감이라는 부분을 더 많이 깨달을 기회였습니다.”
비록 다음 작품에서 오디션을 통해 ‘나무’ 역할을 할지라도, 가장 주인공이 나무가 되겠다는 것이 우현진의 바람이자 다짐이다. 배우로서의 화려한 성과보다도 그 배역을 담는 그릇을 단단히 다지려는 그 모습에 살며시 기대감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禹)현진이지만 소처럼 가는 우(牛)현진이 생각나는 그. 또 하나의 젊은 배우에 주목하고 싶어졌다.
“‘구미호뎐 1938’을 하면서 팬분들이 생겼어요. 어떻게 저라는 사람의 한 작품만을 보고 그렇게 좋아해 주실까 놀라웠었죠. 지금까지는 제가 가진 지구력으로 버텼다면, 팬분들이 제게 용기와 위대한 힘을 주셨어요. 앞으로도 험난한,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용기를 내고 싶어요.”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문] 김준수 측 2차 입장문 “김준수 명백한 피해자, 어떠한 잘못도 없어”
- 쯔양 “있는 대로 다 말할 것”···‘구제역 공갈 혐의’ 재판 출석
- ‘세계는 지금’ 美 트럼프 2기는 ‘공화 천국’?···차기 내각의 구성원 조명
- [종합] ‘김준수 협박 금품 갈취’ 아프리카TV 여성 BJ, 구속 송치
- 에이핑크 윤보미, ‘나솔사계’ MC 신고식 완료! “빠짐없이 다 안다”
- 세이마이네임 키운 김재중의 성공···프랑스 공영방송채널 다큐서 조명
- 가수 태양, 비스테이지로 공식 팬 커뮤니티 오픈
- TWS(투어스), 신보 콘셉트 필름 추가 공개! 겨울 감성 가득 ‘첫사랑 소년美’
- 뉴진스 민지·하니, 日 매거진 ‘SPUR’ 2025년 1월호 표지 장식
- [종합] 김재중, 부모님 금술까지 챙긴다고? “내 카드 많이 쓰셨으면” (편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