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진보 外[신간]
<권력과 진보> 대런 아세모글루, 사이먼 존슨 지음·김승진 옮김 생각의힘·3만2000원
인류 문명과 삶은 기술 진보(발달)에 따라 개선돼왔다. 하지만 진보가 모두를 풍요롭게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몫은 소수 권력층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연구를 토대로 진보가 정치·사회적 권력을 어떻게 강화했는지, 때로는 지배권을 보다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권력층이 어떻게 기술 진보의 방향을 선택하는지를 입증한다.
예컨대 전 세계 9억명이 이용한다는 챗GPT는 “생산성 향상으로 전 세계 GDP를 7조달러가량 높일 것”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 이면에는 챗GPT를 앞세운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로 약 3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함께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챗GPT는 분명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다주는 진보라고 보기 힘들다.
중국 정부는 국가 통제용 감시 기능 향상을 위해 인공지능에 막대한 돈을 투자한다. 이 기술로 사적인 데이터를 방대하게 수집해 분석하고 검열한다. 아마존은 첨단기술로 노동자들의 휴식시간까지 모니터링하고 업무 일정을 엄격하게 관리한다. 노동자들은 회사의 무리한 업무 일정과 작업 기준을 맞추느라 위험천만한 상황에 내몰린다. 정부와 거대 기업은 디지털 기술 진보를 통해 어마어마한 효율성과 수익을 올렸지만, 결과적으로는 민주주의를 쇠퇴시키고 인권을 침해했다.
우리가 그나마 누리는 진보의 풍요로움은 거저 주어진 게 아니라 투쟁과 도전으로 얻어낸 것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대표적으로 19세기 산업 사회 진입 당시 시민과 노동자가 노동조합 등을 스스로 조직해 자본권력에 맞선 사례가 있다. 최저임금의 도입도 그중 하나다. 노동자 등이 권력층에 대항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질 때 진보를 통한 ‘풍요로움의 공유’가 가능해진다고 역설한다.
▲4~7세 조절하는 뇌 흔들리고 회복하는 뇌
김붕년 지음·코리아닷컴 1만8000원
자녀의 입학을 앞둔 부모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질 못해서’, ‘놀기만 좋아해서’ 등 이런저런 문제로 전문의를 찾는다. 저자는 진료 경험 등을 토대로 4~7세 아이의 뇌 발달 특징과 아이의 잠재력을 키워줄 수 있는 양육의 방향을 제시한다.
▲문명의 운명
마이클 허드슨 지음·조행복 옮김·아카넷 3만2000원
우크라이나 전쟁, 경제권력을 잃어가는 미국과 중국의 부상, 치솟는 부동산과 버블 논란, 상위 1%가 가진 부의 집중 등 세계경제에는 거대한 위기가 산적해 있다. 경제붕괴를 막으려면 금융 약탈에서 벗어나 99%를 위한 산업자본주의를 도입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가이아
제임스 러브록 지음·홍욱희 옮김·갈라파고스 1만7500원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살아 있는 하나의 거대한 유기체’로 본다. 바닷물의 염도나 대기의 농도가 몇십억년간 유지되며 생명체의 생존을 도운 것도 지구의 ‘자가조정능력’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가이아 이론을 다룬 원서 <가이아>(2016)의 개정증보판이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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