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의 살인법 外[신간]
<한 방울의 살인법> 닐 브래드버리 지음·김은영 옮김·위즈덤하우스 1만8500원
퇴근한 아내가 극심한 피로를 호소하다 목욕을 하겠다고 했다. 깜빡 잠이 들었다 깬 남편은 물에 잠긴 아내를 발견했다. 아내의 동공은 과하게 확대돼 있었고, 집에서는 주사기 두 개가 나왔다. 아내를 죽인 건 의외의 물질이었다. 다량의 인슐린이 급격히 혈당을 떨어뜨렸다. 포도당만 섭취했어도 살 수 있었지만, 간호사 남편은 임신한 아내의 출산을 원치 않았다. 인슐린과 아코나이트는 흔적이 남지 않는다는 ‘잘못된 명성’ 탓에 살인에 활용됐다. 과학자인 저자가 청산가리, 비소, 염소 등 11가지 독성 성분의 원리와 의학의 역사를 함께 버무렸다. 그는 화학물질 자체는 좋고 나쁜 것이 아니며, 사용하는 의도에 따라 운명이 갈린다고 말한다. 까마중의 성분인 아트로핀이 대형마트의 ‘묻지마 범죄’에 사용됐지만, 심장 박동 제어 약물로도 쓰이는 것처럼.
▲진보 재구성과 집권 전략
원희복 지음·썰물과밀물·1만6000원
‘20년 집권’을 외친 촛불 정부가 5년 만에 막을 내린 이유는 어디에 있었을까. 기자 출신의 저자는 이를 개혁진보 세력의 내부에서 찾는다. 그는 문재인 청와대의 ‘비서 정치’를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촛불 정부에 대거 투입된 586 세력의 이중성과 유약함도 지적한다. 부동산 정책 실패도 인사 실패와 연관됐다고 분석한다. 완고한 관료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한 영향도 크다고 봤다. ‘분열하는 숙명’, ‘가르치려고만 하는 꼰대 기질’ 등 개혁진보가 질 수밖에 없는 9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극장 앞에서 만나
신승은 지음·오월의봄·1만7000원
OTT의 공세 속에 영화관은 사라져가고 “극장 앞에서 만나” 하던 우리의 추억도 사라져간다. 여성 노동자, 퀴어 어린이,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다양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영화 30여 편을 영화감독의 눈으로 꼼꼼히 읽어냈다.
▲우린 잘 살 줄 알았다
김멋지, 위선임 지음·핀드·1만6800원
쓴 수건 말려 쓰고, 기름기 묻은 그릇 쌓는 사람인 줄 몰랐다. 718일 함께 여행하고 2년간 일 때문에 서로의 집을 그렇게 오갔어도. 세모와 네모 바퀴 달린 자전거 같아도 서로를 지탱해주는 한 지붕 두 여자의 기록이다.
▲금요일엔 역사책 1~5
장지연 외 지음·한국역사연구회 기획 푸른역사·7만800원(전 5권)
지명과 연도를 암기하는 내용의 역사 말고, 제도권 교육이 말하지 않는 최신 역사 연구를 전한다. 이두·향찰·언문 등 문자의 역사, 보물선 유물로 보는 고려사, 공간으로 보는 고대사, 암각화 답사기, 15세기 이야기 등을 전한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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