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제압 앞장선 권순우, “38분 동안은 질 거 같았다”
상명대는 4일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고려대를 68-67로 꺾고 3승 11패를 기록했다. 상명대가 고려대에게 승리한 건 2011년 11월 11일(85-74)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고려대는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문정현(국가대표)과 박무빈, 양준, 김태훈(유니버시아드 대표)은 대표팀에 차출되었고, 문유현, 유민수, 윤기찬(U19 대표팀)은 헝가리에서 대회를 치른 뒤 당일 입국했다. 팀 핵심 전력이 없거나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상명대가 고려대를 꺾을 거라고 예상한 이는 거의 없다.
경기 내내 접전을 펼친 상명대는 3.2초를 남기고 최준환의 결승 자유투 덕분에 우승한 것과 비슷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이날 상명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린 선수는 권순우(188cm, G)다. 권순우는 20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권순우는 4일 전화통화에서 “모두가 못 이길 거라고 했는데 어떻게든 이겨서 너무 좋다”며 “모든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뛰었고, 리바운드(37-34)를 안 졌다. 욕심을 안 부리고 팀 플레이가 잘 맞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권순우는 이번 시즌 두 차례 20점+ 득점했다. 그 상대는 연세대(25점)와 고려대라는 양강이다.
권순우는 고려대와 연세대를 만나면 잘 한다고 하자 “그런 부분도 있다. (강한 상대를 만나도) 기가 안 죽는다”며 “우리가 가장 기본적인 리바운드가 약해서 리바운드를 우선시하고, 팀마다 하는 게 다르겠지만, 공격을 생각하지 않고 수비를 생각하고, 수비가 잘 되면 공격도 잘 된다. 감독님 작전대로 하면 잘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권순우는 이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묻자 “솔직하게 질 거 같다는 생각이 38분 동안 들었고, 마지막 1분 남았을 때 이기겠다가 아니라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었다”고 경기 막판 심정을 들려줬다.
권순우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1분 19초를 남기고 67-67로 동점을 만드는 최준환의 골밑 득점을 어시스트 했던 권순우는 31초 전 유민수의 빠른 공격을 손만 들어 정확하게 볼만 쳐내서 실점을 막았다. 고려대의 마지막 공격에서도 유민수가 스핀무브를 할 때 볼을 쳐냈고, 이것이 결국 최준환의 결승 자유투라는 결정적인 장면으로 이어졌다.
권순우는 유민수의 속공을 막던 장면을 언급하자 “주위에서 그렇게 이야기를 해주더라. 다른 선수였다고 해도 그렇게 막을 수 있었을 거다”며 “팔을 일자로 들면 파울은 안 불어서 그렇게 수비를 했는데 뺏기 좋게 올라와서 쳐냈다”고 했다.
오는 11일부터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MBC배 전국대학농구대회가 열린다. 상명대는 단국대, 성균관대, 건국대와 C조에 속했다.
권순우는 “MBC배에서 만나는 팀들은 고려대에게 졌다. 우리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려대도 이겼기에 크게 기 죽지 않고 들어가고, 감독님께서 시키신 대로 한다면 이길 수 있을 거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상명대는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자신의 3번째 대학농구리그를 마친 권순우는 “대학리그 초반에는 많이 못 하고 슬럼프가 왔었다. 너무 반성을 많이 하고, 후회하는 경기가 많았다”며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올라오며 잘 했지만, 작년보다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작년과는 크게 다르지 않아서 올해도 반성해야 한다. 그래도 작년(1승)보다는 많이 이겨서 선후배, 동기들에게 고맙다”고 돌아봤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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