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국법인 매출 반토막…반도체·배터리만 남았다
매각·청산 국내 대기업 중국 법인 46곳 달해
현대차 등 자동차·부품 업종 감소 폭 가장 커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박이 본격화한 지난 2016년 이후 매각하거나 청산한 국내 대기업의 중국 생산법인 수가 46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법인 매출 규모만 20조원에 육박한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중국 생산법인 실적을 공시한 113곳을 대상으로 중국 한한령 등이 본격화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매출액을 조사해 5일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기업의 지난해 합산 매출액은 총 111조424억원으로 2016년 127조7292억원 대비 13.1%(16조686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매각되거나 청산된 중국법인은 46곳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자동차·부품 업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 감소 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자동차·부품 기업들의 중국법인 매출액은 19조4357억원으로, 2016년 55조4686억원에 비해 36조329억원이나 급감했다.
실제 지난 6년 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곳은 현대차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북경현대기차'의 매출액은 2016년 20조1287억원에서 지난해 4조9003억원으로, 15조2284억원 급감했다. 국내 기업 중 10조원 이상 매출이 감소한 업체는 현대차 중국법인이 유일하다.
같은 기간 기아의 중국법인 '강소열달기아기차' 매출도 9조7996억원에서 1조8835억원으로 80.8%(7조9161억원)나 급락했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동안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했다.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기아가 추락하면서 부품 업체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1조7051억원으로, 2016년 8조8746억원과 비교해 80.8%(7조1695억원) 줄었다.
현대트랜시스 중국법인 매출 감소율은 55.1%나 됐고, 현대위아(-62.7%), 성우하이텍(-71.4%), 현대케피코(-74.3%) 등도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도 중국 스마트폰 및 가전부문 위축으로 2016년 17조1236억원이었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이 지난해 43.5% 감소한 9조6798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IT·전기전자 업종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2016년 55조9709억원을 기록했던 IT·전기전자 기업들의 중국법인 매출액은 지난해 68조4533억원으로, 12조4824억원 늘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 K-배터리 3사는 중국에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의 지난해 중국법인 매출액은 12조8458억원으로, 지난 2016년 2조4167억원 대비 무려 431.6%(10조4291억원)나 급증했다.
삼성SDI 중국법인 매출도 9298억원에서 5조4250억원으로 6년새 483.5%(4조4952억원)나 확대됐다. 이차전지 관련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SDI (Tianjin) Battery'는 매출 증가율 2558.7%를 기록했다.
2019년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설립한 SK온은 지난해 2조97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법인 중 하나인 'Samsung (China) Semiconductor'의 매출액은 2016년 4조1521억원에서 지난해 9조6798억원으로 133.1%(5조527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액도 2016년 3조6억원에서 지난해 7조5454억원으로, 4조5448억원 늘었다.
LG화학의 중국 생산법인 매출은 6년 새 179.4%나 치솟았고, LG디스플레이(38.7%), 효성티앤씨(182.3%), HD현대인프라코어(138.1%), 삼성전기(21.0%) 등의 중국법인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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