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에서 못다 핀 꽃' 한정은 "여성 최고 골프 지도자가 내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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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드림 투어에서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자 한정은은 2021년 10여년간 이어온 자신의 프로선수 생활을 정리했다.
프로 선수로 못 다 이룬 꿈을 반드시 골프 지도자로서 이루겠다는 각오다.
한정은은 "여자 골프 지도자 가운데 톱이 되는 것이 제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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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여자 아마추어 골프 세계랭킹 1위,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아마추어 메이저대회 18승...
어느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그래서 프로 전향을 선언한 그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정작 프로에 와서는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지긋지긋한 부상과 질병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는 결국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프로 무대를 떠났다.
한정은(31)은 ‘비운의 스타’로 불린다. 골프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선수였다. 2005년부터 2년 동안 주니어 상비군, 2008년부터 3년간 국가 대표를 지냈다. 제주 중문상고 3학년이던 2010년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개인전 우승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마추어 메이저대회 18승 등 무려 70여 차례나 우승컵을 들었다.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여자 아마추어 골프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당시 스포트 라이트를 받는 것은 당연했다. 2012년 드림(2부)투어에서 2승과 준우승 네 차례 등 압도적인 상금랭킹 1위를 차지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270야드 장타에 정교한 아이언 샷, 짠물퍼팅 등 그야말로 ‘퍼펙트 플레이’를 자랑했다.
하지만 한정은은 너무 일찍 져버렸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 부상 때문이다. 정규 투어 데뷔 후 갑작스레 찾아온 천식 때문에 호흡을 못할 정도여서 두 차례나 병원에 입원했다. 한정은은 "천식에다 목 디스크까지 겹쳐 연습량이 부족했다"며 "왼 어깨 회전근계 파열까지 찾아와 클럽조차 잡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2016년 드림투어에서 우승하며 재기를 노렸고, 2017년 정규 투어에 복귀했지만 이번엔 연습 도중 오른쪽 아킬레스건을 다쳤다. 그는 "병가를 내고 투어를 쉬어야 했다. 왜 이리 운이 없었는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2018년 정규 투어에 복귀해 18차례나 컷 탈락을 하고 다시 드림 투어로 내몰렸다. 드림 투어에서도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자 한정은은 2021년 10여년간 이어온 자신의 프로선수 생활을 정리했다.
한정은은 그러나 골프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설계했다. 비록 프로 무대에서는 ‘못다 핀 꽃’이었지만 제2 인생에서만큼은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다.
한정은은 최근 골프방송 채널의 한 레슨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정은은 “최고의 자리에 올라봤고, 최악의 경험도 해봤다. 여기에 레슨 이론까지 더해졌기 때문에 지도자로서 유리한 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선수 시절 악바리 근성이 방송 레슨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하고 싶은 얘기를 방송에서 다 못하고 오면 며칠 동안 화가 난다. 그래서 방송 전날 새벽 2시가 넘도록 혼자 리허설을 했다”고 털어놨다.
갑작스런 은퇴 후 방황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은퇴 커리큘럼’을 만들자는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그는 “은퇴 후에도 다양한 길이 있다. 너무 돌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언제라도 제2 인생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정은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골프 스튜디오를 차려 레슨을 하고 있다. 아마추어뿐 아니라 KLPGA 2,3부 투어 선수들과 1부 투어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까지 찾아와 지도를 받는다. 프로 선수로 못 다 이룬 꿈을 반드시 골프 지도자로서 이루겠다는 각오다. 한정은은 “여자 골프 지도자 가운데 톱이 되는 것이 제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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