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자금 끊길 바그너, 리비아에서 다시 '석유 인질' 잡았나
4일 원자재 전문매체 아르거스에 따르면 현재 리비아에 주둔 중인 바그너그룹 용병은 1000여명으로 추정된다. 리비아는 2011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축출 이후 리비아통합정부(GNU)와 동부 군벌인 리비아국민군(LNA)을 기반으로 한 동부정부가 맞서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리비아통합정부를 정식 정부로 인정하고 있으나, 바그너그룹은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LNA 편에 서서 군사행동을 지원해왔다. 하프타르 사령관이 2019~2020년 수도 트리폴리 점령을 시도할 때도 바그너그룹 용병 2000명이 LNA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그너그룹이 LNA 편에 선 것은 돈 때문이다. 2020년 미국 국방정보국 보고서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은 LNA를 지원하는 대신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중동 전문매체 알모니터에 따르면 UAE 재정 지원이 끊기자 바그너그룹은 LNA와 동부정부에게 자금을 요구하는 한편, 현지에서 금광 사업과 무기, 연료, 마약 밀수 등을 통해 돈 벌이를 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에서 받는 재정 지원과 별도로 리비아에서 '수익 창출'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가 데이터조사업체 나반티그룹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바그너그룹은 에스 사이더 항구, 알 주프라 공군기지 등 원유 시추현장이나 수출입 터미널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주둔해 있다. 바그너그룹은 이를 무기로 리비아 원유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무스타파 사날라 전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 사장은 2020년 리비아의 석유 수출 봉쇄 조치에 바그너그룹이 개입했다고 밝혔다. 사날라 전 사장은 친군벌 인사 파르핫 벵다라에 밀려 옷을 벗었다. 로버트 유니액크 나반티그룹 선임분석가는 "바그너그룹이 석유 시설에 군을 배치하고 하프타르 사령관을 밀어준 덕분일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지난달 동부정부는 국영석유공사의 부패를 막기 위해 재무감독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또 석유 수출 봉쇄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군벌이 50억 달러(한화 약 6조5145억원) 규모의 석유공사 보조금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위협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비아 전체 원유 생산량 중 4분의 3이 동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데다, 석유 수출 터미널 9곳 중 5곳이 동부에 위치해 있어 동부정부가 봉쇄에 나선다면 리비아 석유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한편 리비아가 또 석유 수출 봉쇄에 나설 경우 유럽이 원유 수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원유 수입금지 조치 이후 유럽은 리비아에서 생산되는 에스 사이더 원유를 러시아 원유의 대체재로 활용해왔다. 아르거스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리비아의 원유 수출량은 일 99만9000배럴이었다. 유럽은 이 수출량의 79%에 해당하는 일 79만6000배럴을 수입해갔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450억 상속설' 윤태영, 남다른 무인도 감상 "호텔 지으면 좋겠다" - 머니투데이
- '아시아 포커 챔피언' 장동민 "130억 상금 대회→국가대표 도전" - 머니투데이
- 양희경 "日 여행 갔다 母 돌아가실 뻔…심정지 2번 와" 무슨 일? - 머니투데이
- 한채아 "남편 ♥차세찌와 각방, 미안하지만 안 합쳐" 대체 왜? - 머니투데이
- 고은아 퉁퉁 부은 얼굴…의료사고→코 성형 후 비몽사몽 - 머니투데이
- 김정민, 월 보험료만 600만원…"30개 가입, 사망보험금 4억" - 머니투데이
- "삼전과 합병할수도" 깜짝 리포트…삼성SDS 주가 10% 급등 - 머니투데이
- '이혼' 이동건, 공개연애만 5번 한 이유…"상대방 존중하려고" - 머니투데이
- '여성 BJ에 8억' 사생활 터진 김준수…"뮤지컬은 매진" 타격 NO - 머니투데이
- 죽은 학생 패딩 입고 법원에…'집단폭행' 가해자 뻔뻔함에 전국민 분노[뉴스속오늘] - 머니투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