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수원시장 취임 1주년 "기업 유치 절실,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인터뷰]
제1호 공약 '기업 유치 내걸고 취임 1년 만에 '4호 기업' 유치 성공
도시공학 전공 행궁동 도시재생 성공 이끌어...'손바닥 정원' 추진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은 4일 "수도권정비계획(수정법)은 처음 제정된 게 40년 전으로, 급변하는 시대와 상황에 맞게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법은 수도권 규제에 관한 핵심 법률로, 균형 발전을 목적으로 제정됐다"며 "이로 인해 과밀억제권역으로 분류된 수원은 과도한 규제와 높은 세금부담률이 적용돼 기존 기업이 떠나가고 새로운 기업은 수원으로 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수정법은 기업 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로, 불합리한 규제로 도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과거 일본과 영국, 프랑스도 1940~50년대에 수정법과 유사한 법을 도입했다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금은 다시 수도권 기능 재강화를 꾀하는 등 규제 완화기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난 달 1일 열었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이 같은 주장을 피력했다. 그가 수정법 개정을 외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정법이 기업 유치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에서 도시계획을 가르치던 교수 출신으로, 지자체와 중앙부처의 각종 위원회에 적극 참여하는 실천형 학자였다.
특히 민선 5·6기 시절에는 약 5년간 수원시 제2부시장을 맡아 시정의 한 축을 담당했다. 그만큼 현재 수원이 지닌 문제와 한계, 이를 풀어나갈 해법을 그 누구보다 날카롭게 꿰뚫고 있다.
이는 학문과 실무를 겸비한 그가 초선임에도 자타공인 '수원시 전문가'로 불리는 이유이자 역대 수원시장 선거에서 비수원 출신으로 최초로 당선된 저력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7월 시장으로서 첫 발을 내딛으면서 제1호 공약으로 '기업 유치'를 제시했다. 이것이 위기에 봉착한 수원시에 제2의 르네상스 영광을 안겨다 줄 미래 핵심동력인 점을 간파한 것이다.
지난 5월 말 수원시 주민등록 인구수는 122만6847명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 수를 보인다. 용인시 109만3429명, 고양시 107만7963명, 화성시 92만8550명, 성남시 92만2914명 등 인접 시·군에 바짝 추격당하는 모양새다.
재정 규모는 이미 추월당했다. 올해 본예산만 따지면 용인시가 수원시보다 1427억 원이 많다. 화성시 역시 올해 본예산 기준 예산 규모가 3조1000억 원으로, 수원시 3조720억 원을 근소하게 제쳤다.
기업 유치전은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용인시에는 2019년 SK하이닉스에 이어 올해 3월 삼성전자까지 국내를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잇따라 대규모 반도체 사업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화성시에는 지난 4월 현대차그룹이 약 1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계획을 밝혔다.
이 시장은 취임과 동시에 풍부한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새빛펀드 조성, 대학 내 자연녹지 완화, 수정법 개정안 추진 등 기업 유인책을 노련하게 꺼내들었다. 그 결과, 이 시장은 취임 1년 만에 SD바이오센터·포커스H&S·인테그리스에 이어 우주일렉트로닉스까지 '4호 기업' 유치에 성공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미래 산업전망이 밝은 첨단기업들의 기업들의 투자를 잇따라 이끌어냈다.
이 시장은 "어려워진 각종 경제지표를 자주 언급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수원의 미래를 위해 기업 유치가 절실하다"며 "수원은 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는 요건을 갖춘 도시인 만큼 체계적으로 광교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을 지원해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분야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손바닥 정원도 이 시장의 시정 철학이 반영된 대표적인 정책이다. 기업 유치가 도시의 명운을 좌우할 전초기지를 구축하는 데 그 가치가 있다면, 손바닥 정원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기 위한 생태계 조성에 의의를 둔다. 도심 전역을 '손바닥 정원' 슬세권으로 만드는 게 최우선 목표다.
그는 2026년 6월까지 시민 주도로 공원녹지와 도시숲, 학교 및 기업, 마을유휴지 등을 활용해 랜드마크 공원을 포함해 모두 1000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민과 기업, 공공 등 다양한 계층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더 나아가 문화사업을 통한 녹색 인프라를 만드는 효과까지 노리고 있다.
이 시장은 수원시 제2부시장 재임 시절에도 도심 곳곳에 시민 참여형 정책인 '도시농업', '마을만들기'를 본격 도입했다. 이 정책들은 민선 5·6·7기를 거쳐 시민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심어주고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이 중 행궁동 마을만들기사업은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도시재생사업 모델로 꼽힌다. 이 시장은 당시 수원시 제2부시장을 역임하며 2013년 세계 최초로 행궁동 일원에서 차 없는 마을을 한 달간 운영하는 '생태교통축제'를 열면서 공동화 현상이 발생한 원도심을 되살리는데 전기를 마련했다.
이 시장은 "손바닥 정원은 우리나라 정원문화와 공원녹지정책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4년간 1000개의 손바닥 정원이 만들어지고 나면 누구나 어디서든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상을 누릴 수 있는 정원 네트워크 도시가 돼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시장은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행정'도 강조한다. 123만 특례시 규모에 걸맞는 행정서비스를 위해 '시민청' 행정조직이 바로 그 일환으로 신설됐다. 시민청에 배치된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공무원들은 시청 본관 1층에 조성된 전담공간인 '새빛민원실'에서 부서 간 경계가 모호한 업무를 조정하고 민원인 입장에서 직접 민원을 해결해준다.
이 시장은 "수원의 주요 사업은 시민 참여로 완성될 수 있는 만큼 남은 임기 동안에도 계속 의견을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경제활동부터 여가생활, 편리와 안전 등 삶의 다양한 요소들이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거나 부족하지 않게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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