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험' 은행에서만 4조 판매...보험사 ‘역마진' 주의보

박재찬 기자 2023. 7. 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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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가 4조원을 넘어섰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올해 4% 수준의 고금리 연금보험 상품이 판매되면서 은행 창구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금 초회보험료 증가를 이끈 것은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으로 당시 이들도 일시적으로 4%대 금리의 연금보험을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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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교보생명, 올해 판매된 연금보험의 86% 차지
전문가 "당장 유동성 확보엔 유리하지만 향후 역마진 리스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연 3.50% 수준이다. 2023.2.23/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박재찬 기자 =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가 4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보험사가 선보인 4% 이상의 고금리 연금보험 상품에 수요가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연금보험 판매가 보험사의 현금 유동성 확보에 당장은 유리하지만, 향후 역마진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방카슈랑스(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초회보험료는 4조9065억원으로 전체 대면채널 초회보험료의 86.4%를 차지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과 보험사가 상호 제휴 및 업무 협력을 통해 제공하는 종합금융서비스로 은행(bank)과 보험(assurance)을 결합한 합성어다. 통상적으로 방카슈랑스에서는 상품구조가 복잡하지 않은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된다.

올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증가는 연금보험의 판매가 급증한 영향이다. 지난 4월 기준 생보사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4조1089억원으로 전체 초회보험료 5조2628억원 대비 78.1%를 차지했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의 대부분이 연금보험이라는 의미다.

올해 방카슈랑스에서 판매된 대부분의 연금보험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상품이었다. 지난 4월 기준 교보생명의 연금 초회보험료는 1조9461억원으로 전체 생보사의 절반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도 연금 초회보험료로 1조5858억원을 거둬들였다. 양사의 연금 초회보험료가 전체 생보사 중 86%를 차지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올해 4% 수준의 고금리 연금보험 상품이 판매되면서 은행 창구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은행창구에서 연금보험 판매가 늘어난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다. 지난해 상반기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올해 1분기 초회보험료 규모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1.75%에 머물렀던 기준금리가 8월 2.5%를 거쳐 3%까지 오르면서 3분기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기준금리가 3.5%까지 오르면서 연금 초회보험료는 단 3개월 사이 1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연금 초회보험료 증가를 이끈 것은 한화생명, 교보생명, 동양생명, 푸본현대생명 등으로 당시 이들도 일시적으로 4%대 금리의 연금보험을 판매했다.

문제는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고금리 연금보험 판매가 향후 보험사의 역마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 4월 기준 생보사 운용자산이익률은 3.3%로 금리인상 효과로 지난해 말 대비 0.2%포인트(p)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판매된 연금보험의 금리 4%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운용자산이익률은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로 생보사의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는 수치이기도 하다.

보험사는 판매한 상품의 금리보다 자산운용이익률이 낮을 경우 약속한 이자를 보전하지 못해 역마진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은행에서 판매된 연금보험의 역마진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평균 운용자산이익률보다 최소 0.7%p 높은 투자이익을 거둬야 한다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판매한 고금리 상품이 지금도 보험사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지난해 금리인상과 함께 앞다퉈 판매된 고금리 연금보험도 향후 보험사엔 역마진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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