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격전과 우크라의 저항 그리고 교착…전쟁 500일의 기록①

김민수 기자 2023. 7. 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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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4일 푸틴 '특별군사작전' 선언하며 전격전
나토 등 동맹국들 집결과 우크라 반격…바그너의 반란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22년 2월 24일 오전 5시50분 긴급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군사작전'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평화 유지를 위해 해당 군사작전을 실시한다고 했으나 실상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해 여러 방면에서 전격전을 벌였다.

세계 2위 군사 강국 러시아가 쉽게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배우 출신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도력에는 끊임없이 의문이 제기됐다.

그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는 9일(현지시간) 개전 500일째를 맞이한다. 개전 당시 우크라이나의 빠른 패배를 예측했던 분석들은 그때는 맞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틀렸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개시하면서 전선 곳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러시아의 방어선도 역시 굳건하다. 일부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탈환했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전황이 바뀔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점차 전쟁은 소모전이 되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500일 가까이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주요 순간들을 간략히 살펴봤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지난해 2월26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 지역 공군기지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2.02.26/news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설마 전쟁 하겠나…결국 시작된 우크라 침공

푸틴 대통령은 침공 첫날에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하고,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막아 이 나라를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에 두겠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무장화" "탈나치화"를 전쟁 명분으로 내세웠다.

러시아는 키이우를 겨냥하면서 진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거세게 저항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수도에 머물러 결사항전을 다짐했으며, 폴란드 등 인접국들은 국경을 개방하고 수많은 난민을 받아들였다.

개전 후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2022년 3월3일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에 위치한 전략 도시 헤르손이 러시아군에 함락됐다. 또한 남부 헤르손을 비롯한 자포리자주(州) 상당 지역을 점령했다. 그럼에도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는 쉽게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결국 버텨냈다. 물론, 피해는 막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12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멘로에서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한 대책을 발표한 뒤 디모인 국제 공항서 취재진을 만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처음으로 '제노사이드'라고 비판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나토 등 동맹국들 집결…우크라 반격 개시

마리우폴 최후 항전지 아조우스탈에 남아 있는 우크라이나 수비대가 약 3개월간 포위 공격을 벌인 끝에 러시아군에 합의 항복했다. 마리우폴이 넘어가면서 우크라이나는 아조우 해안과 단절됐다. 러시아는 크름반도와 돈바스를 연결하는 남동부 권역 통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한편 개전 세 달째를 앞둔 5월18일, 핀란드와 스웨덴은 나토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서방의 군사 동맹이 강화됐다. 또한 미국 등 서방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9월에는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개시하면서 러시아군은 하르키우와 헤르손에서 퇴각했다. 위기를 느낀 푸틴 대통령은 예비군 30만명을 즉각 소집할 수 있는 부분동원령을 내렸다. 또한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헤르손 그리고 자포리자 지역에서 러시아 영토로 병합을 놓고 불법적인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이어, 이들 4개 지역 병합한다는 문서에 서명했다.

10월에는 폭발물을 실은 트럭이 크름대교에서 폭파됐다. '푸틴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중요하게 여겨졌던 크름대교 폭발에 러시아는 충격에 휩싸였고, 즉각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미사일 공습으로 맞불을 놨다. 11월에는 우크라이나군은 개전 초 점령당한 헤르손을 수복했다.

지난 5월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크렘린 상원 건물 위쪽에서 비행 물체가 폭발하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은 이 상원 건물에 있다. 이날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무인항공기(드론) 2대로 러시아 크렘린궁 공격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무인기 공격받은 크렘린궁…바그너그룹의 충격적인 무장반란

전쟁은 결국 해를 넘겼다. 정치적 압박 속에서 독일은 마침내 우크라이나에 주력 탱크 레오파드2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등 서방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화를 점차 강화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3일 러시아 크렘린궁을 겨냥한 드론 공격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외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겨냥한 사보타주를 일삼고 있다며 비난했다.

우크라이나의 역습 이후 동부 바흐무트-솔레다르 전선에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특히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바흐무트 공세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크게 드러냈다. 결국 5월21일 바흐무트는 공식적으로 함락당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러시아 국방부가 탄약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이러한 갈등은 바그너의 쿠데타로 이어졌다. 프리고진은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에 있던 바그너 캠프를 공격했다면서 6월23일 쿠데타를 선언하고 수도 모스크바로 북진했다. 그러나 결국 반란 하루 만에 유혈사태를 피하고자 병력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무장반란이 장기적으로 러시아군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2023년 6월 초부터 예고해 온 반격 작전을 개시했다. 다만 2022년 반격 작전의 성과와 비교한다면 진격 속도가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 민간용병조직 바그너그룹을 이끌고 있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6월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의 주도 로스토프나도누에 있는 러시아 남군관구 본부에서 지시를 내리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에는 바그너그룹의 전투원들과 장갑차량이 배치돼 있다. 2023.06.24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종일 기자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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