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도 티빙도… 구원투수로 ‘여성 CEO’ 발탁하는 IT업계

이경탁 기자 2023. 7.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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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IT업계에서 여성들이 임원 자리를 넘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 입지를 넓히고 있다.

IBM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SAP, 인텔 등 글로벌 IT 기업의 한국 지사장 또는 법인장이 모두 여성 CEO로 채워졌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한성숙 전 대표, 최수연 대표 등 여성 CEO가 계속 회사를 이끌고 있다.

최 대표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최초의 여성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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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간 여성 임원 풀 많아져
전문성 갖춘 구원투수 역할
이은주 한국IBM 사장(왼쪽)과 최주희 티빙 대표./각 사 제공

최근 국내 IT업계에서 여성들이 임원 자리를 넘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라 입지를 넓히고 있다. 단순히 회사의 얼굴을 넘어 전문성을 가진 구원투수로써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IT업계에 여성 임원진이 두터워진 만큼 앞으로 여성 CEO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한국IBM에 따르면 이은주 신임 사장은 지난 1일부터 근무를 시작했다. 원성식 전 한국IBM 사장은 회사 고문으로 물러났다. 한국IBM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약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321억원) 대비 감소했다. 매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IT 서비스 부문이 ‘킨드릴’이라는 독립 법인으로 완전 분사했기 때문이다.

IBM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사업을 중심으로 탈바꿈하는 중이지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경쟁사와 비교해 선전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런 와중에 이 사장이 한국IBM의 새로운 구원투수로 영입된 셈이다. 그는 VM웨어, 오라클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에서 20년 이상 일했다. 2018년에는 삼성SDS에 영입돼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부사장까지 승진했다. 그가 근무하는 동안 회사 매출에서 클라우드 비중은 10%대에서 20%대로 증가했다.

IBM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SAP, 인텔 등 글로벌 IT 기업의 한국 지사장 또는 법인장이 모두 여성 CEO로 채워졌다. 외국계 기업의 문화가 토종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연해 여성이 대표나 고위직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20년부터 한국MS를 이끄는 이지은 대표는 국내에서 기업용 클라우드 시장을 장악한 AWS(아마존웹서비스)에 맞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오래 근무하다, 지난 2017년 한국MS 엔터프라이즈 글로벌 사업부문장으로 합류해 클라우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현재 MS는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에 이어 2위 자리를 확고히 잡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지난 5월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국가첨단산업전략위원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의 모두 발언을 듣고 있다./뉴스1

외국계 기업만이 아니다.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는 한성숙 전 대표, 최수연 대표 등 여성 CEO가 계속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 전 대표는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으로 전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대표는 하버드 로스쿨 출신 법조인으로 최근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에서 긴밀한 대응을 하고 있다.

경영 위기 상태인 CJ ENM은 자회사 티빙의 신임 대표로 최주희 전 트렌비 비즈니스 총괄 대표를 지난달 말 영입했다. 최 대표는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최초의 여성 CEO다.

티빙은 사용자 수 기준으로 국내 OTT 중 웨이브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투자에 비해 유료 가입자 수가 따라오지 못하면서 갈수록 적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11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2020년 61억원, 2021년 762억원에 이어 적자폭이 계속 커지는 추세다. 올해 1분기에도 386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최 대표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컨설턴트 경력을 쌓고 월트디즈니코리아에서 아시아·한국 사업 전략을 담당했다. 특히 OTT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의 국내 사업 진출을 담당했다.

IT업계 관계자는 “IT 산업이 새로운 문화와 흐름에 민감하고, 여성 인재풀도 확대되면서 여성 CEO가 많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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