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공항 등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우리'…"믿을 수 있는 금융 만든다"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된 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 연이어 발생한 은행 파산은 '뱅크데믹' 충격을 남겼다. 새로운 금융 질서가 만들어지는 지금, 'K-금융'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꿈꾼다. 코로나19로 영업확장이 어려운 시기에도 국내 금융회사는 꾸준히 글로벌 영업을 확대했다. K-금융의 글로벌 성공 전략을 현지에서 직접 보고 왔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WOORIBANK'라는 문구가 걸린 광고가 눈에 띈다. 지난달 설치됐다. 오는 10일에는 호치민 공항에도 같은 광고가 입점한다. 대학, 광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는 '?IEM TUA TAI CHINH HANG ?AU(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금융)'이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설치할 계획이다. 2021년 우리금융그룹이 새로 만든 그룹 슬로건 '우리 마음속 첫 번째 금융'을 베트남 정서에 맞게 각색한 표현이다.
지난 5월부터 베트남우리은행을 이끌게 된 박종일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은 리테일 부문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선 우선 브랜딩 전략을 재수립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이어 △현지 직원 중심의 리테일 영업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앱 개발로 MZ세대(1980~2000년대생) 끌어오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법인장은 앞으로 베트남우리은행의 인지도를 높여 리테일 성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브랜딩 전략부터 다시 짰다. 더 많은 장소에서 베트남우리은행을 알리고, 베트남 사람들에게 한 걸음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로 했다.
그가 지난 5월 베트남에 와서 한 첫 번째 일도 하노이에서 부스를 설치해 대학생 대상 취업설명회를 연 것이다. 박 법인장이 직접 부스에서 베트남우리은행에 입행하고 싶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2주일 동안 새 고객이 2만명 늘었다.
앞으로는 '신뢰할 수 있는 최고의 금융'이라는 슬로건을 공항, 광장, 대학 등 사람이 모이는 주요 장소에 광고할 계획이다. 박 법인장은 "법인 설립 직후에는 은행의 기틀을 닦기 위해 기업고객을 주로 신경 써왔다"며 "은행의 기반이 다져진 만큼 올해는 획기적으로 리테일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전략 중 첫번째는 현지직원을 앞세우는 것이다. 우선 각 점포에 있는 현지직원 가운데 팀장 비중을 늘리고 그들이 직접 리테일 전략과 실천방안을 짤 수 있도록 높은 재량을 부여했다.
또 매주 열리는 부서장 이상급 회의에도 현지 팀장들을 참여시켜 법인장의 경영방침과 부서별 역할도 즉각 공유하기로 했다. 이전에는 부서장만 회의에 들어갔다가 나중에 팀장들에게 회의 내용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박 법인장은 현지직원의 참여 확대가 직원들의 애사심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봤다. 특히 베트남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탑다운' 방식으로 업무를 지시받는 것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급여가 더 적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조직 문화를 갖춘 기업으로 이직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의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MZ세대 86%는 상사가 부여한 프로젝트를 처리할 때도 자체 조사를 먼저 수행한 뒤 추가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의 젊은 직원들은 지시받은 업무를 맡을 때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베트남 중앙은행이 주도한 차세대 금융결제 공동망(ACH)에 외국계 은행 중 유일하게 참여해 생활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위한 기반을 갖췄다. 이 공동망은 금융사간 실시간 자금결제가 24시간 가능하게 한다. 공과금 납부, QR페이, 쇼핑몰 전자결제 등 다양한 생활금융서비스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공동망을 이용한 구체적인 서비스가 지난 5월 출시된 더치페이 서비스다. MZ세대를 겨냥했고 베트남우리은행의 앱 우리WON베트남 내에서 쓸 수 있다. 베트남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잘로(Zalo)와의 협업으로 간편하게 상대방에게 더치페이 요청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더치페이 요청을 받은 이는 우리WON베트남뿐 아니라 타행 앱에서도 금액을 이체할 수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올 하반기에 앱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을 만들어 타사의 여러 서비스를 베트남우리은행 앱 '우리WON베트남'에서 연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활용해 우리페이를 통해 쌓이는 포인트와 전자지갑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니(VANI)의 포인트를 연동해 포인트 사용처를 확대할 수 있다.
박 법인장은 "리테일 강화 전략에서 디지털은 빼놓을 수 없다"며 "단순히 모바일 뱅킹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 외에도 은행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일상 서비스가 무엇이 있을지를 고민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말했다.
하노이(베트남)=이용안 기자 king@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450억 상속설' 윤태영, 남다른 무인도 감상 "호텔 지으면 좋겠다" - 머니투데이
- "女화장실 문틈에 눈동자…7살 남자아이 혼낸 제 잘못인가요?" - 머니투데이
- '두번 이혼' 쥬얼리 이지현 "결혼 안해야 행복…혼자 살아라" - 머니투데이
- 한채아 "남편 ♥차세찌와 각방, 미안하지만 안 합쳐" 대체 왜? - 머니투데이
- 고은아 퉁퉁 부은 얼굴…의료사고→코 성형 후 비몽사몽 - 머니투데이
- 베트남 가서 맥주만 마셨을 뿐인데…정일우에게 일어난 일 - 머니투데이
- [르포]"셋째만 다녀서 아쉽네요"…단풍 담은 사북하나어린이집 - 머니투데이
- 가방속에 젖은 옷 가득…비행기 타려다 체포된 20대 왜? - 머니투데이
- "한번 만지자"…술자리서 갑자기 이웃 강제추행한 70대 - 머니투데이
- 김호중 판박이... 사고 후 뺑소니, 친구에 뒤집어씌운 30대 - 머니투데이